미래에셋, 개발 초기부터 참여…1조 차익에 성과보수만 1000억원 넘겨
운용사 내부, 성과급 기대감 고조…연말 인사 반영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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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이 보유한 판교 테크원타워(알파돔시티 6-2블록) 매각 입찰이 마무리됐다. 치열한 경쟁 끝에 판교 테크원타워는 한국투자리얼에셋-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의 품에 안겼다. 거래 규모만 약 2조원에 달해, 미래에셋운용은 성과보수만 1000억원 이상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판교 테크원타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투리얼에셋-카뱅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해당 컨소시엄은 3.3㎡당 3300만원이 넘는 최고가를 제시해 약 2조원의 매각가를 써냈다. 특히 카뱅은 과거부터 해당 자산에 대한 임대 의사를 꾸준히 밝혀온 실수요자로, 자금조달 능력 뿐 아니라 매각 측과의 인터뷰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입찰에는 한투리얼에셋-카뱅 컨소시엄을 비롯해 캡스톤자산운용, 크리에이트자산운용-KKR, 한국토지신탁, 케펠자산운용, 스마일게이트,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총 7곳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GIC와 케펠을 제외한 5곳이 숏리스트(적격 후보)에 올라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다. 스마일게이트도 자금력 측면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혔지만, 제시 가격이 다소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입찰 후보들이 평당 3200만~3300만원 수준을 써내면서 경쟁이 치열했다는 평가다.
판교 테크원타워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 위치한 대표급 핵심 오피스 자산이다. 미래에셋운용이 2017년부터 알파돔시티 개발의 일환으로 직접 조성한 프로젝트로,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약 6만평(5만9664평)에 이른다. 2021년 준공됐으며, 현재는 부동산 펀드인 ‘미래에셋맵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62호’가 보유하고 있다.
이번 매각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매도자인 미래에셋운용이 가져갈 성과보수 규모다.
미래에셋운용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사업지 확보와 구조 설계에 직접 참여한 덕분에, 평당 약 1600만원 수준의 낮은 원가로 자산을 조성할 수 있었다. 총 개발비는 약 9500억원으로 추산되며, 이를 약 2배 수준인 2조원에 매각하면서 1조원 가량의 매각 차익을 실현하게 됐다.
성과보수율은 약 12% 수준으로 파악된다. 매각 차익을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미래에셋운용이 확보할 성과보수는 약 1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단일 상업용 부동산 거래로 1000억원 이상 성과보수가 집행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조단위 자산 회수에 따른 업계 최고 수준의 운용 수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성과보수 규모가 예상보다 크다는 점에서 미래에셋운용 내부의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운용 인력의 성과급 지급은 물론, 연말 인사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성과보수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내부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며 "성과급은 물론 연말 인사에도 영향을 줄 거라는 말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판교 테크원타워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전체 오피스 임대면적의 약 80%를 사용하고 있다. 이 중 네이버는 일부 공간을 전대차 계약을 통해 현대차에 재임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의 임대차 계약 기간은 약 5년가량 남은 것으로 추정되며, 계약 종료 이후에는 카카오뱅크가 해당 공간을 본격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향후 사옥 이전을 위한 대체 오피스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우량 오피스 자산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견조함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거래 시장 전반은 위축됐지만, 입지와 임차 구조가 확실한 자산은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며 "자산 가치에 따라 시장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