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클라우드로 아마존 따라가는 쿠팡…카카오 넘어 네이버도 경쟁 타깃에 포함
입력 2025.07.22 07:00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출범…AI 클라우드 상업화 시동
    인재 영입도 '속도'…아마존 AWS 출신 시니어 엔지니어 영입
    데이터센터·물류 인프라 강점…'강남 수요' 정조준한 CIC 전략
    AI 모델은 아직 '약점'…협업 해야 전통 IT '네카오' 추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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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쿠팡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작년부터 관련 인력을 영입해 온 만큼 이번 정부의 'AI 인프라 확충 지원사업'을 발판 삼아 B2B 인프라로 영토 확장에 나선 것이다. 과거 아마존이 AWS 서비스로 빅테크 반열에 오른 것처럼 쿠팡 또한 이번 클라우드 사업으로 토종 IT 플랫폼 추월에 나설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5일(현지시간) 쿠팡 주가는 장중 31.42달러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쿠팡이 최근 정부 공공사업을 마중물 삼아 AI 클라우드 사업 개시를 발표하고 확장에 속도를 내며 기대감이 유입된 덕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이달 초 기존 AI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GPUaaS)를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로 리브랜딩 했다. 쿠팡 내부 서비스 개선 및 운영에 사용하던 AI 인프라를 상업화해 본격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로서 고객사 영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선 쿠팡이 종전과 마찬가지로 아마존 사업 확장 모델을 재차 밟아나가는 단계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마존이 장기 투자를 통해 AWS를 핵심 캐시카우로 키워내고 글로벌 빅테크로 부상했듯 쿠팡 역시 외형 확장 발판으로 CIC를 내놓았다는 것이다.

      회사는 수년 전부터 CIC를 준비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자체 OTT 플랫폼 쿠팡플레이를 안착시키며 상거래-물류-콘텐츠까지 전국권 멤버십 기반을 만들어냈지만 B2B에서 다음 성장 동력이 필요했던 탓이다. 작년부터 AWS 출신 인재가 상당수 쿠팡에 합류한 것으로 확인된다. 

      대기업 기획실 한 인사는 "OTT를 출범시킬 때 합류한 인력들이 상당한 보상을 챙긴 것으로 유명했다 보니 작년부터 신사업 인력 채용에 많은 인원이 몰렸다"라며 "이미 작년에도 쿠팡 내 신사업, 인수합병(M&A) 팀 내에 AWS 출신 인사가 다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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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업계에서도 쿠팡의 이번 CIC 출범과 가속기(GPU) 확보 계획에 관심이 깊다. 법인 소재부터 이사회 구성까지 기존 대기업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많은 데다 그간 보여 온 성과에서 기획·실행력을 증명했단 시각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 유통·물류·상거래 부문에서 기존 대기업들을 추월했던 것처럼 AI 인프라 사업에서도 마땅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네이버·카카오와 같은 토종 IT 플랫폼이나 대형 통신사들이 아직까지 AI 클라우드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기 전이라는 점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각 분야에서 과점적 지위를 형성한 대형 사업자들이지만 국내 AI 인프라 시장은 아직 무주공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쿠팡이 자체 물류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내재화한 부동산·인프라 개발 역량이 이번 CIC에서 강점으로 활용될 수 있느냐도 입에 오르내린다. 

      자문시장 한 관계자는 "내수 한정으로는 물류, 상거래에선 이미 쿠팡이 기존 대기업을 넘어서 과점 지위를 굳혔다는 시각이 많다"라며 "사업 기획이나 실행, 추진 능력에서 전통적인 대기업보다 나은 성과를 보인 덕인데 이번 CIC로 AWS처럼 나아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진 속도에 따라 네이버, 카카오 등 기존 IT기반 업체들을 능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네이버가 '소버린 AI'를 통해 GPU 1만4천장을 확보하겠다며 관련 사업에서 앞서나가고 있지만, 네이버 또한 아직 클라우드 B2B 전개나 외부 고객 유치에선 초기 단계로 분석된다. 

      쿠팡이 기민하게 움직이며 시장에선 클라우드도 쿠팡이 장악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지만 아직 자체 AI 모델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 등 근본적 한계도 동시에 지적된다. 

      AI 클라우드 서비스의 핵심인 ‘AI 모델’ 측면에서 보면 네이버는 자체 인프라와 모델을 이미 갖춘 반면 쿠팡은 아직 초기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이다. 쿠팡은 자체 기술보다는 AI 기업과의 제휴나 협업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이 때문에 CIC가 성장하더라도, 단기간에 '네카오'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IT업계 전문가는 "AI 클라우드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인프라, 서비스, 인재, 클라이언트 4가치 요소가 갖춰져야 한다"며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인프라 클라우드는 있는데 AI모델이 취약해 오픈 AI와 손을 잡았다. 쿠팡도 다른 기업과 협력하는 수순으로 갈 확률이 높아 기존 IT기업들을 확연히 능가할지는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