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공백 산업은행, 연말 산은캐피탈 사장 인선도 오리무중
입력 2025.07.28 07:00
    HOUSE 동향
    새 정부 들어 금융당국 조직개편 작업 중
    강석훈 회장 후임 오면 곧 인사 국면으로
    매년 3명 퇴임하는 부행장 어디 갈까 주목
    3년 관행 캐피탈, 2년 임기 암묵적 룰 적용
    유임, 승진, 교체 등 복잡한 경우의 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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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산업은행은 지난달 강석훈 회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한 후 수장 자리가 비어 있다. 김복규 수석부행장이 후임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추진한 금융당국 조직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법제를 바꿔야하기 때문에 산업은행 회장 선임까진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점쳐진다.

      새 회장이 부임하면 바로 은행과 계열사 인사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임 강석훈 회장 때는 부행장이 계열사로 갈 때 임기를 2년으로 제한하는 기조였는데 이런 방침이 계속 이어질지 주목된다. 특히 경영진의 임기가 애매하게 남은 산은캐피탈은 유임, 승진, 교체 등 복잡한 경우의 수가 예상된다.

      현재 산업은행은 회장과 전무이사 외에 9부문 9부행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통상 3년씩 임기를 부여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에 3명씩은 물러나거나 다음 자리를 찾아야 한다. 올해 연말에는 2022년말 선임된 양승원, 이근환, 주동빈 부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부행장 임기 만료 후 수석부행장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면 계열사 경영진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산업은행은 산은캐피탈과 산은인프라자산운용, 산은인베스트먼트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올해는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KDB생명은 외부 출신인 임승태 사장이 2023년부터 이끌고 있다. 지난 3월 임기를 마치고 아직 직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부임한 김병철 수석부사장이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타운홀 미팅도 주재하는 등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병돈 산은인프라자산운용 사장은 작년 말 취임하며 1년 임기를 부여 받았다. 최대현 산은인베스트먼트 대표도 올해 말로 3년 임기가 마무리된다. 두 계열사 수장들은 연말 인사에서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 가장 복잡한 것은 산업은행 핵심 자회사인 산은캐피탈이다. 산은캐피탈 사장은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 부사장을 거쳐 승진하는 자리다. 임기는 통상 부사장 1년+사장 2년 혹은 사장 2년+부사장 1년으로 3년이 부여된다.

      산은캐피탈은 현재 이병호 사장이 이끌고 있다. 이 사장은 2023년 5월 부사장으로 왔고, 작년 11월 사장에 올랐다. 이전 관행대로 총 3년 임기라면 내년 초까지지만, 연말 인사에서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산업은행 외부 출신인 현완교 부사장이 부상할지는 의문이다.

      안영규 부사장은 2023년을 끝으로 부행장 자리서 물러난 후 공백기를 갖다가 작년 11월 산은캐피탈로 왔다. 이병호 사장이 거취를 늦게 정하면서 안영규 부사장 선임도 연쇄적으로 늦춰졌다는 평가다. 기존 관행대로라면 연말 인사서 사장으로 선임된 후 2년 임기를 부여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산업은행 인사 기조가 달라진 것은 변수다. 강석훈 회장 체제에서는 산은캐피탈로 가는 경영진에 3년 임기 대신 2년을 부여하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3명씩 나오는 부행장이 갈 자리를 만들려면 2년 이상 임기를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무 연속성을 위해 부사장 1년 후 사장으로 1년 재직하는 방식도 배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은캐피탈 경영진 임기를 3년으로 하면 시기가 맞지 않은 부행장은 산업은행 울타리 밖으로 나가야할 수 있기 때문에 강석훈 회장이 임기를 2년으로 하기로 룰을 정했다"며 "지금 룰대로면 이병호 사장이 연말에 나가면 새로 가는 부행장이 사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석훈 회장이 퇴임하고 정부도 바뀐 터라 기존의 암묵적인 룰이 얼마나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이전 관행대로면 안영규 부사장도 사장을 노릴 만하다. 이에 안 부사장이 인사 전 성과 관리 차원에서 적극 움직이는 한편, 실적으로 보여줄 큰 거래를 찾고 있다는 얘기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산은캐피탈 사업 구조상 리스크를 감내하면서 단기간에 괄목할 성과를 쌓기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안영규 부사장이 입지를 다지고 싶어하지만 산은캐피탈 사업 구조상 갑자기 큰 거래를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