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이하여신비율 오르고 연체율은 0.59% 유지
비은행 실적 줄하락…하반기도 충당금 등 예정
-
하나금융그룹이 상반기 기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가계대출 '막차' 수요와 기업대출 위주의 포트폴리오 개편 덕이다. 다만 건전성이 악화되고 비은행 부문 실적이 부진해 아쉬움을 남겼다.
25일 하나금융은 상반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이 2조301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2%(2323억원) 증가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733억원으로 작년보다 13.4%(1386억원) 증가했다.
그룹의 핵심이익인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은 각각 4조4911억원, 1조804억원으로 총 5조571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9%(1571억원) 증가했다.
2분기 은행 원화대출이 2.1% 증가한 영향이 컸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 속에 기업대출을 2.6% 끌어올렸다. 하반기 DSR 3단계 등 대출 규제가 예고되면서 '대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며 가계대출 또한 1.4%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핵심저금리예금 또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공공기관에서 연초에 사업을 집행하며 유입된 금액이 5조원에 달한다. 개인부문 급여통장, 결제성 통장으로 유입된 금액은 약 1조원이다. 자회사인 하나카드의 조달비용이 줄면서 순이자마진(NIM)도 개선됐다. 2분기 NIM은 1.73%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자산 성장 속도에 맞춰 조달 속도를 탄력적으로 가져가면서 조달 비용이 줄었다"며 "하반기로 가면 공공부문 예금이 줄 수밖에 없어서 리테일 쪽 결제성 자금 유치에 집중할까 한다"고 말했다.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1조3982억원을 기록했다. 매매평가익은 28.1% 증가한 8265억원을, 수수료이익은 4.6% 증가한 1조804억원을 확보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관련 트레이딩 실적이 증대되면서 매매평가익이 증가했다"며 "수수료이익은 투자 금융 확대에 따른 인수주선·자문수수료와 퇴직연금·방카슈랑스·운용리스 등 축적형 수수료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건전성 측면에선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오르는 등 악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2분기 하나금융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75%로 전분기보다 0.05%포인트 증가했다. 연체율은 0.59%로 전 분기와 동일했다.
강재신 하나금융 CRO는 "상반기 연체율이 관리 목표에 도달했기 때문에 하반기 건전성이 계획했던 것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 부분을 충당금 전입액 쪽에서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계열사 실적은 하나은행을 제외하면 대부분 악화했다. 하나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85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1% 증가했다. 이자이익(3조9003억원)과 수수료이익(5018억원) 등 핵심이익은 4조4021억원이다. NIM은 전분기와 같은 1.48%를 유지했다.
이외 ▲하나증권 1068억원(-18.6%) ▲하나카드 1102억원(-5.5%) ▲하나캐피탈 149억원(-86.5%) ▲하나자산신탁 310억원(-14.8%) 등이었다. 하나저축은행은 2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키웠다. 하나생명은 유일하게 순익이 54.1%(50억원) 증가했지만, 상반기 기준 순익이 142억원으로 그룹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박종무 하나금융 CFO는 "증권은 보유 중인 해외대체자산에 대한 평가를 새로 하면서 손해를 인식했고, 캐피탈은 기업대출 등에서 발생한 충당금 영향"이라며 "하반기에도 일정 부분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시장상황에 따라 금액이나 규모는 변동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