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테라젠헬스 지분 테라젠그룹에 매각 추진…헬스케어 사업 정리 막바지
입력 2025.07.28 14:30|수정 2025.07.28 15:03
    DTC 시장 악화…지난해 6월부터 매각 작업 난항
    테라젠헬스, 유상감자 통해 지분 정리 작업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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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지주가 유전자 검사 기업 테라젠헬스의 지분(51%)을 국내 바이오 기업인 테라젠이텍스그룹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부터 테라젠헬스의 지분을 매각하려 했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테라젠헬스를 함께 설립한 파트너사가 지분을 매입하는 수순에 이르렀다. 이번 지분 매각을 완료하면 사실상 롯데그룹은 헬스케어 사업 분야에서 손을 떼게 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테라젠헬스의 지분 51%를 테라젠이텍스그룹에 매각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테라젠이텍스그룹은 유전체 분석 기술을 보유한 국내 바이오 기업이다. 테라젠이텍스그룹에 속한 테라젠바이오는 롯데그룹의 헬스케어 사업 부문인 롯데헬스케어와 2년 전 테라젠헬스를 함께 출범시켰다. 테라젠바이오는 현재 테라젠헬스 지분 44%를 보유한 2대주주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라젠이텍스그룹이 롯데지주로부터 테라젠헬스의 지분을 가져가는 형태로 논의를 마쳤다"며 "향후 어떤 프로세스를 밟을지만 결정하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2022년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롯데헬스케어를 출범시켰다. 롯데헬스케어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롯데그룹이 투입한 자금은 1000억원 정도다. 롯데헬스케어는 소비자 대상 직접(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할 목적으로 테라젠헬스의 지분 51%도 250억원에 취득했다. 

      그러나 롯데헬스케어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1년여 정도 만에 법인 청산 수순을 밟았다. 롯데헬스케어가 롯데그룹의 투자를 받으면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게 주된 청산 배경으로 꼽히지만, 일각에서는 출범 초기부터 핵심 사업과 관련해 국내 스타트업과의 기술 탈취 논란에 휘말린 점도 사업을 지속해서 이어가는 데 부담이 됐을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롯데헬스케어가 청산 절차에 돌입하면서 롯데헬스케어가 보유했던 테라젠헬스 지분은 롯데지주가 안게 됐다. 롯데지주는 최근 1년여 간 테라젠헬스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인수자를 물색해 왔다. 하지만 DTC 유전자 검사 시장이 활기를 잃으며 매각은 난항을 겪었다. DTC 유전자 검사는 소비자가 기관에 방문하지 않고도 검사 도구를 통해 체액 등을 채취해 보내면 유전자 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하지만 유전자 검사와 관련해 국내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분 매각 작업은 이르면 올해 8월 마무리될 전망이다. 롯데지주는 테라젠이텍스그룹과 이와 관련해 지난 6월 협의를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테라젠헬스의 지분 가치는 100억원대 미만으로 추정된다. 롯데그룹이 롯데헬스케어에 1000억원 정도를 투자한 점을 고려하면 한참 못 미치는 규모다. 테라젠이텍스그룹은 테라젠헬스의 사업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복구한 이후 향후 사업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테라젠헬스도 최근 유상감자를 결정하며 지분 매각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테라젠헬스는 보통주식 10만2459주를 기존 주주들로부터 12만2000원에 유상취득 후 소각한다는 구상이다. 이르면 8월 말 유상감자 작업은 마무리된다. 롯데지주가 보유한 테라젠헬스 주식 5만2254주도 여기에 포함된다. 유상감자 이후 테라젠헬스의 자본금은 5억7625만원에서 6396만원으로 줄어든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헬스케어 법인 청산 이후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기 때문에, 테라젠헬스는 현재 기업 가치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유상감자를 거치지만 자금을 다소 남겨둬, 테라젠헬스가 자생하도록 두는 구조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번 지분 매각과 관련해 롯데그룹 측은 "헬스케어 사업을 지난해 정리한 것은 빠르게 사업을 전환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서도 "테라젠헬스 지분 매각과 관련해선 확인하긴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