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스타필드 하남 리파이낸싱·유상감자 동시 추진…유동성 확보에 멀어지는 리츠
입력 2025.07.31 07:00
    차환액 900억 증액…유상감자로 1500억 현금 유출
    좋은 조건에도 과거 대비 조달비용 상승 불가피
    동서울·청라 프로젝트 선제적 유동성 확보 차원
    스타필드 리츠는 답보…올해 초 이후 협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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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신세계그룹이 스타필드 하남점에 대한 리파이낸싱과 유상감자를 동시에 단행한다. 누적된 유동자금을 일부 회수하면서 외부 차입 규모를 늘린 구조로, 차입 만기를 앞두고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주도하는 동서울터미널·청라 복합개발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스타필드 하남은 다음달 약 6900억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 6000억원 수준이던 차입금에 900억원을 증액한 구조로, 기존 대주단인 산업은행과 SC제일은행이 각각 3450억원씩 분담한다. 금리는 3% 후반에서 4% 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전 리파이낸싱 당시 금리가 연 2.38%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승한 수준이나, 현재 시장금리와 비교할 때는 안정적인 조건이라는 평가다.

      스타필드 하남은 지난 2016년 5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첫 차입을 단행한 이후, 5년 단위로 차환을 이어왔다. 2021년 리파이낸싱에선 6000억원으로 증액했고, 올해 다시 6900억원까지 늘렸다. 대출 만기가 도래할 때마다 차환 규모를 소폭씩 늘려온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만기 대응보다는 신세계 측이 자체 현금보다는 외부 조달 비중을 높여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자산 운용 전략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차환과 동시에 일부 자본 재조정도 이뤄졌다. 스타필드 하남의 운영법인인 ㈜스타필드하남은 이달 말 이사회 결의를 통해 유상감자를 단행했다. 감자 규모는 보통주 1071만4300주로, 1주당 매수가는 1만4000원, 이를 통한 총 현금 유출 규모는 약 1500억원에 달한다. 공시상 감자 목적은 '자산 유동화'로 명시됐다. 사실상 대주주인 신세계프라퍼티가 스타필드하남으로부터 자금을 회수한 구조다.

      이번에 진행한 유상감자는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터브먼과 신세계프라퍼티 양사가 지분율대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필드 하남의 신세계프라퍼티 보유지분은 51%, 터브먼 보유지분은 49%이다. 스타필드하남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한 시점에서 신세계 측이 현금 일부를 회수해 타 프로젝트에 재투자한 것으로, 내부 유동성을 재배치하려는 일환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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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동서울터미널 복합개발, 청라 스타필드 등 신세계프라퍼티가 추진 중인 신규 복합 프로젝트 사업에 쓰일 전망이다. 동서울터미널은 부지 매입가만 8000억원이 넘고, 청라 역시 대규모 부동산 개발로 2026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동산 금융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기존 자산에서 자금을 회수해 투입하는 전략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한 셈이다. 

      다만 일련의 조치들로 인해 스타필드하남을 편입자산으로 하는 '스타리츠' 상장 추진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부터 하남, 고양, 안성 등을 중심으로 리츠 전환 또는 상장을 모색해왔다. 

      그러나 유동화 자산이 반복적으로 차환 구조에 얽히고 대규모 현금 유출이 발생하면서 상장형 구조로의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올 초 일부 증권사를 대상으로 스타필드 리츠의 상장 추진 일정이 순연된다는 설명을 전달한 이후로, 관련 논의는 실질적으로 중단된 상태로 확인됐다. 

      신세계프라퍼티 측은 "이번 리파이낸싱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여유 있게 금액을 늘린 것"이라며 "유동부채 증가는 기존 장기차입금의 만기 도래에 따른 회계상 재분류로, 실제 총부채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타리츠는 아직 론칭되지 않은 상태이고, 관련해 확정된 사안도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