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성장성 어필할 듯
글로벌 PEF 검토하는 가운데
인수 후보군에 뚜렷한 SI 부재 아쉬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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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1위 세탁 프랜차이즈 기업인 크린토피아가 매물로 등장하면서 글로벌 사모펀드(PEF)들이 주목하고 있다. 반복 매출 기반의 독점적 가맹망, 전국 물류 인프라를 보유한 크린토피아는 매도인 측이 ‘생활형 인프라 자산’으로 포지셔닝하며 매각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린토피아 예비입찰은 오는 8월 중순으로 예정돼 있다. 글로벌 PEF를 중심으로 20여 곳이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한 상태다. 매각주관사는 UBS다.
거래 대상은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크린토피아 지분 전량으로, 시장에서는 기업가치를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15배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인수 후보군 간 경쟁이 심화되면 밸류에이션이 상승할 여지도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크린토피아는 의류·이불·운동화 세탁 등 비계절성 수요를 기반으로 한 반복 매출 구조를 갖춘 국내 최대 세탁 프랜차이즈로, 약 3200개 가맹점과 전국 단위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비용 대비 진입장벽이 높고, 특정 지역 상권 독점력이 강해 경쟁 업체의 진입이 쉽지 않은 구조다.
이 같은 특성을 바탕으로 매도 측은 이번 매물을 ‘생활 기반 인프라 자산(Lifestyle Infrastructure Asset)’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 사회기반시설 외에도 지역 밀착형 필수서비스를 인프라로 보는 최근 글로벌 투자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실제 한국맥쿼리자산운용 PE본부는 올해 초 호주의 특수세탁업체 ‘린넨서비스오스트레일리아’를 약 3000억원 규모로 인수한 바 있다. 이 업체는 병원·호텔 대상의 산업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며, 호주 주요 도시에 19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수요의 안정성과 계약기반 반복수익 구조가 투자 배경으로 거론된다.
크린토피아는 산업용 세탁 부문으로도 확장 중이었으나, 최근 정부가 해당 업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권고하면서 새로운 제약 요소가 등장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대기업·중견기업의 추가 확장이 제한되고, 기존 플레이어에겐 시장 지위 방어가 유리해졌다는 해석이 공존한다.
실제로 산업용 세탁 시장은 중소사업자 보호라는 명분 아래 경쟁 진입이 차단되며, 현 점유자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는 구조다. 이는 PEF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에 무게를 두는 투자 판단에 유리한 조건이 된다. JKL파트너스도 B2B(기업 간 거래)로의 확장 가능성을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딜의 주요 인수 후보로 자금력이 충분한 글로벌 PEF들을 꼽고 있다. 특히 바이아웃(경영권 인수형 투자) 거래를 적극 추진 중인 KKR, 칼라일, CVC캐피탈 등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KKR은 한동안 인프라 및 소수지분 중심의 투자를 이어왔으나, 최근 들어 바이아웃 재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엔 TPG로부터 삼화(화장품 용기 제조사)를 약 8000억원에 인수 했다. 칼라일은 2021년 투썸플레이스 인수 후 성과 부재가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 복수 거래에 옥션 참여만 이어졌을 뿐 실행은 없었다. CVC캐피탈은 이규철 한국 대표의 사임 이후 조직 재정비 중이며, 지분투자 및 헬스케어 중심의 신규 투자 확대를 모색 중이다.
해당 딜의 밸류가 중형급으로 PEF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고, 소비재·생활밀착형 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하우스들이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다수 PEF 인수전 참여가 예상된다.
다만 프렌차이즈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 기조와 이 때문에 SI(전략적 투자자)를 찾는데 어려움이 있는 점은 매각 걸림돌이다. 결국 이번에도 PEF가 크린토피아를 가져 갈 경우 추후 엑시트 전략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비단 크린토피아뿐 아니라 PEF가 보유한 프렌차이즈 업체들이 이러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인수 후보들도 추후 상장 가능성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PEF 관계자는 “회사의 수익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글로벌PEF 입장에선 규제 환경 변화와 추후 엑시트 전략 등이 인수전 참여 및 가격에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