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 2분기 영업익 1兆 육박…"고부가 선박 비중 확대 영향"
입력 2025.07.31 16:04
    2분기 영업익 9536억원 기록
    LNG선가 하락에도 고선가 선박·생산성 개선 효과
    한미 조선 협력, "투자 광범위하게, 집행 기간 길 것"
    군산 MRO 기지 설립은 "아이디어 차원서 논의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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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HD한국조선해양이 2분기 1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익을 기록했다. '조선업'이 한미 간 관세 협상의 핵심 카드로 떠오르며 향후 글로벌 사업 확장과 연계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4284억원, 영업이익 9536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3%, 153.3% 증가한 수치다.

      회사는 ▲조업일수 확대 ▲생산성 향상 ▲고선가 선박 매출 비중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 ▲엔진기계 부문의 매출 증가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31일 HD한국조선해양은 실적 발표회를 열고 한미간 조선업 협력 방안에 대해 "국내 조선업계에 큰 호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기종 HD한국조선해양 전무는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협력 전용 펀드는 규모도 크지만, 집행 기간도 상당히 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선소 건립뿐만이 아닌 광범위한 투자가 예상되며 다방면으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선두에 서서 정부와 협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는 군산에 MRO(유지보수) 기지를 조성할 가능성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한미 관세 협상 카드로 군산항에 MRO 기지를 조성하는 방안이 거론된 바 있다. 회사 측은 "군산항에 MRO 기지를 짓는 방안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언급된 사안이며, 현시점에서 업체가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은 군산항에 군산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으나, 해당 조선소는 도크 규모가 커 특수선 건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반적으로 군함은 상대적으로 작은 도크에서도 건조가 가능하다. 

      회사 측은 "향후 군함 수요가 증가할 경우 HD현대중공업의 4번, 5번 도크를 특수선 건조에 우선 활용할 계획"이라며 "군산조선소의 활용은 대규모 발주가 나올 경우 고려할 볼만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사업 전개 방향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현재 필리핀 등 해외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사업 주체는 HD한국조선해양이다. 다만 향후에는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조선 등 그룹 내 계열사들이 각자의 전문 분야에 따라 해외업체와 협력하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ECO처럼 소형·중형 선박을 주로 건조하는 파트너와는 미포조선이, 대형 선형 위주의 파트너와는 중공업이나 삼호가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며 "도면 제공, 기자재 공급, 인력 파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룹 전체에 걸쳐 매출이 자연스럽게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열사별로는 HD현대중공업이 매출 4조1471억원, 영업이익 4715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HD현대삼호는 매출 2조1187억원, 영업이익 3717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미포는 매출액 1조2345억원, 영업익 894억원을 나타냈다. 

      HD현대마린엔진은 고부가가치 엔진의 매출 비중 확대와 판매가격 상승, 생산 효율성 개선 효과로 영업익이 급증했다. HD현대마린엔진은 매출액 993억원, 영업익 174억원을 나타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7%, 91.2% 증가한 수치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매출 1337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국내외 시장에서의 태양광 모듈 판매 확대와 신규 고효율 모듈의 판매 호조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그간 조선업계에서는 LNG선 신조선가 지수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었다. 

      이에 대해서 회사는 "2028년 납기 슬롯에 맞는 LNG 프로젝트가 부족한 상황에서, 조선소들이 해당 슬롯을 확보하려고 선가를 낮추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추세는 슬롯이 소진될 때까지 이어지겠지만, 2029년 이후 납기분부터는 다시 선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