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늦어지는 롯데바이오 '첫 공장' 완공…'메가플랜트' 계획에도 영향 불가피 전망
입력 2025.08.07 07:00
    롯데바이오 1공장 완공 시점 올해 말→내년 7월
    밸리데이션 및 공장 일부 가동 시점도 미뤄질 듯
    롯데바이오 "가동계획 문제없어…예정대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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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송도1공장 완공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갯벌을 매립한 인천 송도의 지반 특성과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 설계와 건설의 난이도가 높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송도1공장 외 송도2, 3공장의 준공 계획을 밝힌 터라 송도1공장의 완공 일정 지연이 향후의 공사 계획에 영향을 줄지에 이목이 쏠린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인천 송도 11공구 KI20 블록에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 CDMO 1공장을 짓고 있다. 롯데건설은 현재 5층짜리 철골구조를 완성했고, 콘크리트타설 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롯데건설이 해당 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한 때는 지난해 7월로, 건설 1년여가 지난 지금 시공률은 40% 정도다. 롯데건설은 내년 7월께 송도1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당초 약속한 송도1공장 완공 시점보다 다소 늦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출범 초기 송도1공장을 올해 말 완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착공에 들어서며 이를 내년 1분기로 늦췄다. 이를 고려하면 완공 자체만 기존 계획보다 7개월여 늦어진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송도1공장의 완공 시점 자체가 올해 말로 발표됐지만, 내년 7월로 연기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송도1공장의 완공 시점이 다소 늦어진 이유로는 바이오의약품 CDMO 공장 설계와 건설의 난이도가 높은 점이 꼽힌다. 통상 생산공장은 제품 제조 과정과 생산 설비의 특성에 따라 건축 도면과 현장 상황이 차이가 난다. 바이오의약품 CDMO 공장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롯데건설은 대규모의 바이오의약품 CDMO 생산공장을 건설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송도공장을 짓는 구역이 갯벌 매립지인 데다, 바다와 인접해 있다는 점고 공장 건설의 어려움을 높이는 요인이다.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공장은 11공구 중에서도 해안에 인접해 있어 공사현장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한정적이라고 전해졌다.

      건설업계 다른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공구 안쪽에 있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해안과 가깝다"며 "폭우와 만조가 겹쳤을 때 진입 통로 통제로 공사현장이 멈췄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1공장 완공 시점이 늦어져도 상업 가동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업 가동 시점도 완공 일정에 따라 다소 지연되는 모습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7월 밝힌 송도1공장 공사 계획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내년 1분기까지 공장을 짓고, 같은 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밸리데이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밸리데이션은 바이오의약품을 상업 생산하기 전 제조나 생산 과정이 정해진 기준에 맞춰 이뤄지는지 검증하는 단계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인증을 취득할 계획이며, 이 작업이 9개월여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송도 1공장의 완공 시점이 늦어지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밸리데이션 돌입 시기는 물론 송도2, 3공장 건설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앞서 4조6000억원을 투입해 인천 송도에 3개의 생산공장 짓고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메가플랜트'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생산공장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 롯데그룹의 바이오 사업도 흔들리게 된다. 롯데그룹은 유동성 위기설에 휘말리면서도 롯데바이오로직스를 향한 자금 지원은 아끼지 않았다.

      롯데그룹 3세인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도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수주 활동을 지원하며 힘을 싣는 모습이다. 올해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USA에선 사업개발(BD)팀과 함께 비즈니스 미팅에도 직접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로서도 공사를 빠르게 마쳐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건설업계 상황이 마냥 좋지는 않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자재는 물론 인건비까지 빠르게 오르면서 건설사들이 공기 단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도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인력을 마냥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롯데건설 관계자는 "착공 전 인허가 및 사업계획 수립은 발주처에서 수행한다"며 "2024년 8월 공사를 시작해 계약대로 2026년 7월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