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2분기 적자 2449억…"정부 구조조정, 인선 나와야"
입력 2025.08.08 17:02
    기초화학 적자 확대…첨단소재 영업익 감소
    대산 정기보수 손실 속 환율 악영향 이중고
    "정부 주도 구조조정으로 현금 흐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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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케미칼이 올해 2분기에도 적자 폭을 키우며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기초소재·첨단소재 등 주력 부문 전반이 부진하면서다. 정기보수와 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부정적 래깅(Lagging) 효과, 전방 수요 둔화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롯데케미칼은 2분기 연결 매출 4조1971억원, 영업손실 244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5%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확대됐다. 최근 증권가에서 전망한 영업손실(1980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당기순손실은 4713억원에 달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기초소재 부문이다. 대산공장과 미국 LC USA 공장의 정기보수로만 약 80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했고, 모노머 제품 판가 하락으로 스프레드가 축소됐다. 유가 하락에 따른 부정적 래깅 효과(-180억원)와 전방 고객사의 구매 관망세도 영향을 미쳤다.

      첨단소재 부문은 관세 불확실성과 전방산업 수요 둔화로 판매량·스프레드가 모두 감소하며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23% 줄었다. 롯데정밀화학은 정기보수로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감소했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기차 시장 둔화 속에서 재고 조정을 통해 적자 폭을 축소하는 데 그쳤다. 

      올해 하반기에도 개선 조짐은 미약하다. 7월 초 관세 유예에 따른 일시적 가수요가 있었으나 중순 이후 사라졌다. 롯데케미칼 측은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수기까지 겹치며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재무지표도 악화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76.3%로 전 분기 대비 4.8%포인트 상승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2%, 총자산이익률(ROA)은 -6.2%로 모두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 비율도 33.6%로 상승했다.

      전반적인 업황 부진 속에서 정부 주도의 울산·여수 석유화학 생산기지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롯데케미칼 측은 "한국 정부 석화 구조조정은 주요 의사결정권자 최근 인선이 이뤄지고 있어 아직 정확한 타임라인이 없는 상태"라며 "정부 계획뿐 아니라 각 관계기업의 내부 논의 진전 정도도 달라 변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구조조정 '빅딜'을 통해 현금 흐름을 개선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케미칼 측은 "업황 악화가 심화된 만큼 단지 간 추가 통합 운영, 손실 제품군 축소 생산을 통해 공급 과잉을 해소하면 원가 절감과 현금흐름 개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NCC 통합이 실적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삼성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 합작법인(JV)에 대해 "롯데케미칼이 직접 현금을 수령할 가능성은 크지 않고, 영업이익이 지분법이익으로 전환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