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인캐피탈, HS효성 타이어 스틸코드 인수로 '대기업 카브아웃' 시동
입력 2025.08.12 07:00
    JKL·스틱보다 1000억원 높게 제안
    '대기업 카브아웃' 거래 진출 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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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탈이 HS효성 타이어코드 사업부 인수를 추진한다. 창업주 및 최대주주로부터 기업 경영권을 직접 인수해 엑시트(투자 회수)하는 거래 스타일을 보여왔던 베인캐피탈이, 국내 M&A(인수합병) 시장에서 대기업 자회사나 사업부를 대상으로 한 '카브아웃(carve-out)' 거래로 저변을 넓히는 모양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은 타이어코드 사업부 인수를 위해 국내 금융기관 세 곳과 인수금융 관련 조건을 논의 중이다. 베인캐피탈 측은 인수금융 주관사 선정과 함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위한 세부 협상 준비도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HS효성첨단소재는 베인캐피탈을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부문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6월 진행된 본입찰에는 스틱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베인캐피탈이 참여했다. 예비입찰에는 중동계 국부펀드, 해외 전략적 투자자(SI) 등 10여 개 투자사가 참여했지만 최종적으로 스틱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베인캐피탈, 중국계 SI 등 네 곳만 적격 예비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됐다.

      당초 효성 측이 기대한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부의 매각가는 1조원대 중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연간 1400억 원 규모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 약 10배를 곱한 수치다. 다만 원매자들은 적정 매각가는 1조원 이하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국내 PEF인 JKL파트너스와 스틱인베스트먼트 간 2파전이 예상됐지만, 가격 경쟁에서 앞선 베인캐피탈이 최종 승기를 잡았다. JKL파트너스와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각각 8000억원 안팎을 제시한 반면, 베인캐피탈은 이들보다 약 1000억원 높은 9000억원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인캐피탈이 이번 거래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배경으로는 대기업 카브아웃 분야로의 본격 진출 의지가 꼽힌다.

      글로벌 초대형 사모펀드 운용사인 베인캐피탈은 국내에서는 거래 빈도가 잦지는 않지만, ‘고타율 하우스’로 꼽힌다. 주로 창업주로부터 경영권 지분을 직접 인수해 매각하는 바이아웃 구조의 거래를 이어왔다.

      그동안 국내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온 베인캐피탈이 이번 HS효성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부 인수를 계기로 카브아웃 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국내에서는 한앤컴퍼니,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카브아웃 거래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대표적 하우스로 꼽힌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해 '예상 밖'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선정 절차뿐 아니라, 베인캐피탈의 거래 의지 및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베인캐피탈 측은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