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기저효과로 투자손익 급감
삼성화재는 보험손익 부진 지속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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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2분기 순익이 나란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생명은 투자손익에서, 삼성화재는 보험손익에서 각각 발목이 잡혔다.
특히 삼성생명의 경우 계열사인 삼성카드 수익성 악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데, 자회사로 편입한 삼성화재의 실적을 어떻게 반영할지가 변수로 꼽힌다. 삼성화재의 경우 본업의 부진을 투자로 커버하고 있는데, 하반기 투자 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들의 삼성생명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동기 대비 약 7% 감소한 6954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삼성화재는 2.6% 감소한 5963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의 희비를 가른 건 투자손익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 호조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산평가손익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삼성화재는 대체투자 부문에서도 양호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 삼성화재의 투자손익은 전년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2분기에는 투자손익이 2260억원이었는데, 올해 2분기는 3500억원 이상의 실적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화재 2분기 실적에 대해 "보험손익은 부진하지만 대체투자 처분익이 이를 상쇄한다"며 "투자부문은 전년 하반기의 교체매매로 인해 보유이원이 개선되면서 본질 실적이 증가한 것을 중심으로 매각익이 더해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생명은 작년 상반기에 반영된 부동산 매각이익의 기저효과가 발생하며 투자손익이 급감할 전망이다. 투자손익을 뒷받침했던 삼성카드마저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삼성생명은 작년 말 기준 삼성카드 지분 29.39%를 보유 중인데, 삼성카드의 2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2% 감소했다.
다행히 보험손익에선 개선된 흐름을 보일 예정이다. 지난 1분기에 이어 예실차가 나아질 예정인 가운데 보험계약마진(CSM) 상각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잠시 주춤했던 신계약 CSM도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화재는 보험손익에서 부진이 예상됐다.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 전반적인 업황 악화의 영향이다. 최근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예실차 부진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1분기에는 보험금 예실차가 전년 동기 대비 932억원 감소하며 마이너스로 돌아선 바 있다.
정민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손보사는 보험손익이 전 사업 영역에서 부진할 것"이라며 "의료파업 기저 효과 등에 따른 예실차 악화, 자동차 보험료 인하 누적 효과, 대형사고 발생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는 지급여력(킥스)비율 관련, 삼성생명은 전 분기(14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삼성화재는 전 분기 266.6%보다 개선된 271.8%로 추정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모두 오는 13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업계에선 삼성생명의 회계처리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회계기준원과 시민단체 등은 삼성생명이 보유 중인 삼성화재 지분에 대해 '지분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경우 삼성화재의 실적이 삼성생명에도 반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낮은 킥스비율을, 삼성화재는 부진한 보험손익을 어떻게 만회할 지가 관건"이라며 "삼성생명의 회계 이슈 이후 첫 실적 발표라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