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기업가치 약 800억원 안팎 전망
제일건설, CR리츠·프로젝트 리츠 사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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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중견 건설사 제일건설이 무궁화신탁의 자회사 현대자산운용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제일건설은 무궁화신탁이 보유한 현대자산운용 지분 72.1%를 인수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경영권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이 거래 대상으로, 삼정KPMG가 무궁화신탁 측 매각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인수 기업가치는 약 800억원 안팎이 거론된다. 양측이 상당 부분 조건을 조율한 상황이라, 시장에서는 빠른 시일 내 계약 체결과 딜 클로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산운용은 무궁화신탁이 보유한 자산 중 가장 시장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무궁화신탁이 동시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케이리츠투자운용의 운용자산(AUM)은 2000억원대에 불과하다.
현대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기준 약 8조원을 웃도는 운용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절반 수준이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금융 자산으로 구성돼 있다. 부동산과 특별자산 등 대체투자 부문은 약 2조2000억원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현대자산운용은 매각으로 인한 경영권 이전을 염두에 두고 이미 신규 펀드 조성을 중단한 상태다.
무궁화신탁은 지난해 금융 당국으로부터 적기 시정조치를 받은 이후 경영정상화를 위해 계열사 매각 작업을 추진해왔다. 당시 무궁화신탁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69%로, 당국 권고치인 150% 기준을 크게 밑돌았다.
앞서 무궁화신탁은 2019년 키스톤PE로부터 현대자산운용을 692억원에 인수했다. 2017년 키스톤PE가 인수한 프로젝트펀드에 LP로 참여한 것을 감안하면 실질 인수가는 약 65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2022년 현대자산운용은 보광종합건설 계열사 골드디움으로부터 5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약 8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매도자 측은 현대자산운용의 기업가치를 약 900억원 수준으로 요구하고 있다. 투자 밸류보다는 높게 팔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JB금융그룹도 EY한영을 주관사로 선정해 현대자산운용 인수를 검토했지만, 가격 눈높이 차가 커 결국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진다.
제일건설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건설 사업 외 금융·자산운용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제일건설이 이번 현대자산운용 인수를 기반으로 프로젝트리츠 중심의 부동산 PF와 리츠 개발 등 종합 투자·운용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분양 아파트를 CR리츠에 매각해 직접 구조화 작업에 나설 수도 있다.
제일건설은 수원당수, 인천검단 등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대규모 시행사업을 진행하며, 브랜드 아파트 '제일풍경채'를 통한 분양 실적을 쌓아왔다. 현대자산운용을 인수하면 부동산 개발뿐 아니라 자산운용 수익까지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다.
제일건설 관계자는 "인수 계약과 관련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