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25에 이어 Z시리즈까지 연타석 흥행
Z7 시리즈, 사업 철수 러시아서도 존재감
우크라이나, 발트3국선 'Z' 표식 사라진 채 출시
이스라엘과 무력충돌한 '이란'은 론칭 못해
14억 인구 인도는 Z7출시…전쟁중인 파키스탄은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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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Z폴드7', 'Z플립7’가 7월25일 전세계에서 동시 출시했다.
한동안 부진했던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부는 올해 초 갤럭시25의 출시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고 이번 폴더블폰 Z7시리즈 출시로 다시금 재기를 노리고 있다.
일단 전세계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한국에선 사전판매 신기록(104만대)을 세웠고, 미국 시장에서 전작 대비 판매량이 50%가량 급증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갤럭시 Z시리즈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에서도 인기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러시아에 법인과 인력을 남겨둔 상태인데, Z폴드7과 Z플립7의 사전예약이 전작 대비 약 30%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1억4000명, 스마트폰 시장 전세계 6위 규모에 달하는 러시아는 우리나라 가전 기업이 포기하긴 아까운 시장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삼성전자는 사업을 크게 축소했고 점유율 1위 자리도 중국 기업에 내줬다. 다만 양국의 종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가전기업들이 향후 재진출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우크라이나에선 폴더블폰 모델에 Z란 표기를 제외하고 폴7, 플립7이란 명칭으로 출시했다. 'Z'란 표식은 '러시아군' 또는 '러시아의 승리' 등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승리를 위해'란 뜻의 러시아어 '자파비에두 (Za pobedu; За победы)'의 앞글자, 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향해 서진(西進)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러시아어로 서쪽을 의미하는 '자파드(Zapad; Запад)'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각종 무기에서도 Z표기가 발견된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조치는 우크라이나 소비자들의 심기를 최대한 건드리지 않으려는 마케팅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2022년 갤럭시 폴드3를 출시할 시점부터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3국에서 Z표식을 제거한 채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번 폴드7 출시에서도 같은 전략을 사용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발트3국은 구(舊)소련에서 1991년 분리 독립한 이후 러시아의 견제를 받으며 아직까지도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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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 Z시리즈 언팩 행사를 앞두고 세계 주요 지역 분쟁 상황에 끝까지 촉각을 기울여야했다.
Z7 시리즈 언팩을 불과 한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인 지난 6월,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공격하면서 두 국가의 전쟁이 발발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의 전쟁을 이어가던 상황이기도 했다.
언팩 행사 직전까지 삼성전자 본사는 해당 국가 현지 법인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론칭 행사를 진행해야 할지 고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일부 모델을 제외하고 가까스로 Z7시리즈를 출시했으나, 이란은 여전히 Z7시리즈를 여전히 론칭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5월엔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무력충돌이 발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확전까진 피했으나 그 여파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중국 비보(VIVO)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인도 시장은 삼성전자도 포기하긴 어려운 시장이다. 군사적 충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인도에서 신제품을 무사히 출시했다. 파키스탄의 경우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신제품이 나올진 예상하기 어렵단 평가다.
삼성전자는 최근 테슬라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부터 대규모 수주를 따내며 다시금 재기의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만족할 만한 결실은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4조6761억원, 전년 동기와 비교해 비교해 절반(55%)가량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저조한 실적은 DX(디바이스 경험)과 DS(디바이스 솔루션)의 부진 때문이었다. 그나마 모바일 경험(MX) 부문이 실적 방어에 한 축을 담당했는데, 갤럭시25 시리즈와 A시리즈 등의 판매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오너 리스크의 해소, 대규모 수주 등이 삼성전자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유효하지만, 당장 급격한 실적 증가를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 속에서 Z7 등 모바일 신제품에 거는 기대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