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랠리에 브로커리지 수익 쏠림…세제 리스크에 '반등 가능성'
단순 점유율 경쟁 넘어 수익성 방어·부가 수익 확대가 핵심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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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해외주식 브로커리지는 거래대금 증가세가 한풀 꺾이며 수익성 방어가 업계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상반기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중 상승세 1위를 기록하는 등 활황을 보이며 거래대금이 폭증, 주요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이 국장으로 쏠린 것이다. 성장세는 한 풀 꺾였는데 경쟁은 격화하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지난해만큼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다만 지난달 말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국내 증시마저 상승세가 주춤하며 보합권에 갇혔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하반기에는 다시 해외주식 브로커리지가 주요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수수료 전쟁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 주식 거래대금은 올해 1분기 1510억달러에서 2분기 1441억달러로 줄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말 사상 최대치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트럼프발 관세 이슈 등으로 미국 증시가 부진하며 거래대금 증가세가 둔화했고, 이에 따른 수익성 제약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해외주식 평균 수수료율은 11bp로 국내주식(3bp)의 3.7배에 달하지만, 현지 브로커 비용(1.9bp)을 제외하면 순수수료율은 약 9.1bp로 감소해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국면에서는 이익 방어가 어려워지는 구조다.
이 같은 변화는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까지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국내를 웃돌았으나, 2분기에는 국내(1198억원)가 해외(965억원)를 앞질렀다. 키움증권도 지난해 4분기에는 해외주식(794억원)이 국내주식(656억원)을 상회했지만 올해 들어선 국내가 역전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4분기 해외(689억원)와 국내(691억원)가 비슷했지만, 올해 2분기엔 국내 1032억원 대비 해외 590억원으로 격차가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거래대금이 늘었다는 건 투자자 자금이 해외보다 국내로 이동했다는 의미"라며 "지난 4월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이 미국 증시 투자심리를 약화시킨 점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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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투자자 커뮤니티를 무기로 삼은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두 자릿 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전하자, 대형 증권사들도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수수료 인하 및 현금 지급성 이벤트에 잇따라 나서고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과 NH증권은 지난 4월부터 한시적으로 미국 주식 수수료를 '제로'로 낮췄다.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미국 주식 지급 이벤트를 진행했다.
다른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별로 현지 중개사와 계약 내용이 달라 손익분기점이 되는 수수료율은 천차만별이다"라면서도 "대체적으로 이벤트로 유치한 고객이 1년 이상 일정 규모로 거래를 지속하지 않으면 손해가 나는 구조라, 중소형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관련 영업을 공격적으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여전히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시장 전망을 밝게 보며 관련 인프라 투자 및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 해외주식은 이미 국내 투자자들의 주요 투자 분야로 자리잡았고, 브로커리지는 증권사의 리테일 비즈니스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수익 축이기 때문이다. 단순 수수료 수익뿐 아니라 환전·대여·신용거래 등 다양한 부가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증권사 전반의 체력과 경쟁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최근 세제개편안 논란 등으로 국내 증시가 주춤한 점도 변수로 등장했다. 투자자들의 눈길이 다시 해외, 특히 미국 주식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대비해 미래에셋·삼성증권 등 전통 증권사는 PB 네트워크 등 오프라인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액자산가 고객을 확보하며 수익성을 높이고 있고, 키움·토스증권 등 온라인 중심 증권사는 온라인 고객층을 겨냥해 AI 어닝콜 번역·웹트레이딩 고도화 등 부가 서비스를 앞세우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상반기 해외주식 거래대금 둔화는 투자자 자금이 국내 증시로 이동한 영향이 컸다"며 "하반기에도 대외 변수가 이어지겠지만, 국내 증시가 주춤할 경우 해외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생길 수 있다. 증권사들은 단순 거래대금 확대보다 수수료율 방어와 부가 수익원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