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미행사 스톡옵션만 200억 원 이상
11번가 등 박 전 부회장 주도 거래는 여전히 골칫거리
수백억 대 스톡옵션에 내부 불만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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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SK그룹 최고 실세로 불렸던 박정호 전 SK그룹 부회장(SK스퀘어 부회장)에겐 아직 현금화하지 않은 보유 주식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처분한 주식을 비롯해 상여 명목으로 받은 자사주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모두 포함하면 앞으로도 박 부회장은 수백억 원 가량을 추가로 손에 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박 전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수많은 투자건들이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는 상황. 이러다보니 그룹 안팎에서는 박 부회장이 거머쥘 막대한 주식 보상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박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SK그룹 계열사 주식은 SK스퀘어,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 등이다. 보유 주식중 일부는 장내에서 매수하기도 했으나 규모가 미미하고, 상여 명목으로 받은 주식이 대부분이다.
SK스퀘어의 주가는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 상법개정안에 대한 기대감이 지주회사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올해 들어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SK하이닉스는 이번달 신고가(30만6500 원)을 돌파했다. 이를 고려한 박 전 부회장의 현재 보유 주식 가치만 1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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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박 전 부회장이 재직할 당시 받았던 스톡옵션을 포함하면 현금화할 수 있는 금액이 크게 늘어난다. 박 전 부회장은 지난 2017년 부여된 SK스퀘어 스톡옵션을 행사 기한이 도래하기 직전에 행사해 약 6억 원의 차익을 거둔것으로 파악된다.
관건은 남은 스톡옵션이다.
지난 2020년에 부여된 21만여주의 스톡옵션은 아직 행사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는데, 행사가격(3만8452원)과 현재 주가(약 13만원)의 차이를 고려하면 무려 2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부회장이 SK텔레콤, SK스퀘어에서 핵심 경영진으로 근무했던만큼 SK그룹의 크고 작은 투자들은 박 전 부회장의 손을 거친 것들이 상당히 많다.
SK텔레콤 대표이사 재직 당시엔 웨이브를 출범시켰고, ADT캡스와 SK인포섹을 합병해 SK쉴더스를 설립했다.
성공 사례보단 아픈 기억들로 회자되는 거래들이 많은데 SK쉴더스는 기업공개(IPO)에 실패하며 결국 사모펀드(EQT파트너스)에 지분을 넘겼다. SK스퀘어 출범 이후 박 전 부회장의 첫 번째 성과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원스토어 역시 IPO 문턱에서 좌절했다. SK하이닉스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인텔낸드플래시사업부(솔리다임) 역시 박정호 전 부회장의 주요 M&A 결과물 중 하나다.
SK스퀘어엔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드림어스컴퍼니, 11번가 등 등 적자를 기록중인 포트폴리오가 쌓여있다.
이 가운데 11번가는 SK그룹이 수년째 풀지 못한 골칫거리중 하나다. 11번가는 과거 국민연금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는데, 박정호 전 SK텔레콤 대표이사와 유영상 현 SK텔레콤 대표이사가 주도했다. 추후 SK스퀘어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재무적투자자(FI) 지분에 대해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며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SK스퀘어 내부에선 문책성 인사가 이뤄졌으나 여전히 국민연금 지분 처리 방안은 미지수인 상태로 남아있다.
여전히 SK스퀘어는 물론 그룹 핵심 계열사 곳곳에 박 부회장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향후 수백억 원의 보상과 관련해선 박 부회장에게 이를 제공하지 않을 방법이 마땅히 없는 상황. 아울러 이미 회사를 떠난터라 박 부회장에게 과거 투자에 대한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이러다보니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SK그룹 계열사 임직원들로서는 불만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