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중 캐롯손보 흡수합병 완료
자동차보험 업황 부진에 재무 부담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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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계열 보험사들이 상반기 아쉬운 성적을 거둔 가운데, 그나마 실적 하락폭이 적었던 한화손해보험의 하반기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자동차보험 등 보험 본업의 수익성이 하락하는 가운데, 적자 계열사 캐롯손보 인수 부담까지 안아야 하는 까닭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손보의 주가는 한 달 전 고점 대비 33% 이상 급락한 상황이다. 트리거(방아소)는 실적이었다. 실적 발표 다음 영업일이었던 14일 한화손보의 주가는 전일 대비 3.1% 하락한 576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후 18일과 19일에도 반전 없이 하락세를 유지하며 19일 기준 5440원까지 주가가 밀렸다.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는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꼽힌다. 1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14% 높은 순익을 내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는데, 2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순익이 줄며 시장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결국 한화손보의 1분기와 2분기를 합산한 상반기 순이익은 별도 기준 22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했다. 전년동기 대비 순익이 반 토막 난 한화생명(1797억원) 보다는 '그나마 나았다'는 평가다.
한화손보의 상반기 보험손익은 19.6% 감소한 2300억원을, 투자손익은 16.3% 증가한 2900억원을 보였다. 2분기만 따로 보면 순이익은 800억원으로 작년 2분기 보다 38.4% 줄었다. 보험금 예실차 손실 등이 발생한 결과 보험손익은 전년보다 30.7% 감소한 943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투자손익은 소폭 증가했지만 보험손익의 부진을 상쇄하기엔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2분기 말 지급여력(킥스)비율은 전분기 대비 2%포인트 하락한 180%로 추정된다. 캐롯손해보험 인수 영향은 -1%포인트로 예상했다. 이런 와중에 한화손보는 다음달 캐롯손보 흡수합병 절차를 매듭지을 예정이다. 자회사인 캐롯손보의 반기순손실은 23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299억원)보다 적자 폭을 줄이긴 했지만, 2019년 출범 후 쭉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문제는 하반기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전공의 복귀에 따른 의료 이용 증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으로 업계 전반이 어려운 상태다. 특히 이미 적자인 자동차보험은 캐롯손보 인수로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작년 한화손보와 캐롯손보의 합산 자동차보험 매출은 약 1조1000억원이다. 합병 후 5년 내 매출을 연간 2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시장 점유율은 현재 5.4%에서 2028년 8%, 2030년 1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매출을 두 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목표의 달성 가능성과는 별개로, 자동차보험 확장 전략이 옳은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자동차보험이 덩치를 키워도 이익을 보기 어려운 구조인 까닭이다.
정부는 자동차보험이 의무보험인 점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요율을 인하하고 있다. 더욱이 캐롯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작년 말 기준 97.4%로 한화손보(83.8%)보다 13.6%포인트 높다. 업계에선 손해율이 80%를 넘어서면 적자라고 본다.
상반기 한화손보의 자동차보험손익은 -97억원으로 전년 동기(-10억원)보다 적자 폭을 키웠다. 신규 계약 건수는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했다. 올해 상반기 신규 계약 건수는 11만6000건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만6000건 증가했고, 사고율은 전년 말 16.6%에서 15.6%로 낮아졌다.
이런 탓에 시장에서는 캐롯손보 인수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보험 업황 부진 등 감안 시 향후 캐롯손해보험 인수 등에 따른 영향도 고려가 필요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손보가 2023년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여성 및 시니어 시장 중심의 보장성 신계약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라는 평가다. 한화손보는 올 상반기 유아에게 주로 발생하는 응급 질환인 '열성경련 진단비' 등 특약 5종에 대한 배타적사용권을 인정받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생보와 손보가 모두 취급할 수 있는 '제 3보험' 시장에 주력하며 자동차보험에서의 부진을 극복하려는 모양새인데, 1분기에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2분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캐롯손보 인수가 '체급'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하반기 자동차보험 실적 악화를 어떻게 견딜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