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 넘어간 '오데뜨오드 도곡', 채권회수 두고 시행사 vs 대주단 법적 공방
입력 2025.08.28 10:36
    부동산 톡톡
    대주단, 시행사·시공사 상대로 형사 고소
    DL이앤씨 시공 하이엔드 도시형생활주택 미분양에 EOD
    시행사인 도곡닥터스 부동산 무단 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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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강남에 위치한 하이엔드 도시형 생활주택 '오데뜨오드 도곡'을 두고 사업 대주단과 시행사·시공사 간 법적 분쟁이 불거졌다. 시행사와 시공사가 부동산 무단 점유 침탈을 통해 대주단의 채권 회수를 방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이해관계자들간의 불협화음이 길어지며 새주인을 찾기 위한 공매절차 진행에도 차질을 빚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들어선 ‘오데뜨오드 도곡’은 소형 럭셔리 주거 상품을 표방하며 지하 6층~지상 20층, 총 84가구 규모로 조성됐다. 특수목적기업(SPC)인 도곡닥터스가 시행을, DL이앤씨가 시공을 맡았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데뜨오드 도곡의 우선 수익권자로 구성된 유에스제십사차유동화전문 유한회사는 도곡닥터스와 DL이앤씨를 공동건조물 침입, 공동재물손괴,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소를 접수했다.

      고소인인 유동화전문 유한회사는 950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실행한 대주단의 대출채권을 양수한 채권자들로 구성돼 있다. 피고소인으로는 도곡닥터스 대표이사와 DL이앤씨 사업 책임자, 박상신 대표 등이다.

      오데뜨오드 도곡은 지난 2020년 하반기 분양을 시작했으나, 2023년 7월 준공 이후로도 대부분 미분양으로 남았다. 가구당 분양가가 14억원을 넘는 등 높은 분양가로 인해 흥행에 실패하면서다. 결국 도곡닥터스가 지난해 대주단과 시공사 등에 PF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며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결국 오데뜨오드 도곡은 지난해 9월 처음으로 통공매를 시작했다. 당초 최저입찰가가 1829억5000만원이었지만, 이후 12차례나 줄줄이 유찰되면서 최저 입찰 가격이 1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실제로 가장 최근 논의됐던 매각 예정 가격은 99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후 우선수익권자가 채권 회수를 위해 담보물을 관리하고 있었으며, 최근 인수 의향자가 등장해 매매 계약을 앞두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행사와 시공사가 의도적으로 부동산의 점유를 침탈해 채권 회수를 방해했다는 설명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도곡닥터스는 오데뜨오드 도곡의 마스터키를 보유하고 있는 DL이앤씨와 상호 공모해 지난 17일 부동산을 무단 점유했다. 경비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해 가설휀스를 강제로 철거하는 등의 방식으로 부동산에 침입했다. 우선수익권자들은 이 같은 행위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형사 고소 절차를 밟게 됐다고 밝혔다.

      대주단 관계자는 "공매를 통한 대주단의 채권 회수를 의도적으로 방해하기 위해 건물의 마스터키를 넘겨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공사인 DL이앤씨는 정당한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현재 접수된 고소장은 없다"며 "주식회사 우신버스에 미지급 공사대금 채권을 매각했으며, 건물 마스터키도 넘겨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행사인 도곡닥터스가 건물을 점거하고, 대주단과 분쟁이 있다는 건 맞다"면서도 "시공사는 별도의 당사자로 해당 사건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대주단과 시행사·시공사 등 이해관계자들간의 불협화음이 길어지며 새주인을 찾기 위한 공매절차 진행에도 차질을 빚는 모습이다.

      부동산 PF업계 관계자는 "대주단과 시행사가 물밑에서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상황이 마무리된 이후 우선수익자의 의견에 따라 공매 절차가 재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