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C서도 외면받는 iM뱅크...시중은행 전환 1주년, 여전한 '지방은행' 꼬리표
입력 2025.09.05 07:00
    전국 점포망 확대, 1년새 6곳 그쳐…순증은 1곳
    CPC 자료요청서도 배제…제도적 위상 모호
    디지털 효과도 '반짝'…영남권에 집중된 이용자
    실적 개선에도 여전한 5대 은행과의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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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지난해 5월 지방은행 최초로 시중은행 인가를 받은 iM뱅크(구 대구은행)가 출범한지 1년을 넘어섰다. 32년 만에 등장한 새로운 시중은행으로 주목받았지만, 현실은 기대와 괴리가 크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과점구조 완화와 '메기 효과'를 명분으로 인가를 내줬지만, iM뱅크는 여전히 지방은행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채 제도상 지위와 실질 영향력 사이에서 어정쩡한 위치에 머물고 있다.

      iM뱅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영업점 수는 201개로, 1년 전 대비 1개가 늘었다. 대구가 119개에서 114개로 5개가 줄어든 반면 서울에서 2개 지점이 늘었고, 경기와 강원, 충북, 충남에서 각 1개의 지점이 늘었다. iM뱅크는 3분기 중 3개의 지점을 신설하고, 내년 2분기까지 3개의 지점을 추가 신설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속도로선 3년간 14개 점포 신설 약속이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아직 시중은행 인가를 받은 지 막 1년이 지난 만큼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여전히 전체 영업점 201곳 중 173곳(86%)이 대구와 경북에 몰려 있다는 점도 문제다. 수도권 출점은 대형 은행과 직접 경쟁을 의미하는 만큼, 비용 부담과 낮은 브랜드 인지도가 발목을 잡는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구은행은 형식상 전국구지만 실질적으로는 지역 기반 은행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인가를 내줄 당시 금융위원회는 대구은행을 iM뱅크로 전환시키며 '지역금융의 전국화'를 강조했다. 5대 시중은행 중심의 과점 구도를 완화하고, 중소·지역기업 금융 지원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겠다는 정책적 취지가 컸다. 이에 iM뱅크는 ▲향후 3년간 수도권·충청·강원 지역에 14개 점포 신설 ▲모바일 뱅킹 고도화 ▲외부 플랫폼 제휴 확대 등을 공언했다. 그러나 1년이 넘게 지난 현재, 실행 결과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게 은행권의 총평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구은행은 금융당국의 자료요청 업무인 CPC(Central Point of Contact)에서도 배제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국회의원실에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한 자료를 요청하면, 금융감독원에서 취합해 각 시중은행으로 관련 내용을 발송하는데, iM뱅크는 시중은행임에도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한 CPC에서 배제된다는 설명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통상 은행 자료들은 특정 은행만이 아닌 시중은행 전체를 대상으로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중은행에서 iM뱅크는 여전히 제외된 경우가 많다"라며 "iM뱅크가 빠져 있더라도 구태여 문제삼지 않는 분위기라 아직까지 iM뱅크를 시중은행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인식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iM뱅크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라는 차별화된 전략을 제시했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강점을 결합해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 접근성은 개선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출범 초기 고금리 특판 예·적금으로 신규 고객을 끌어모으며 효과를 보는 듯 했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다. 올 상반기 기준 모바일 앱 월간활성사용자(MAU)는 약 130만명으로, 카카오뱅크(1990만명)와 토스뱅크(880만명)뿐만 아니라 국민은행(1300만명)과 신한은행(990만명) 등 기존 시중은행에도 한참 뒤진다.

      전국구로 도약하기 위해 강화한 디지털 전략이었지만, 여전히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점도 숙제다. 리서치 전문업체 커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iM뱅크 앱 설치 고객의 38.5%가 대구·경북에 치중돼 있어, 수도권 중심의 확장은 사실상 정체 상태다. iM뱅크가 인터넷은행과 기존 은행 사이에서 차별적 포지션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중은행 전환 후 실적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다. 2025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5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고, ROE와 BIS비율 등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도 소폭 개선됐다. 다만 주요 시중은행과의 격차는 여전하다. iM뱅크의 상반기 총자산은 83조원 수준으로 국민은행(569조원)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iM금융지주는 5년간 7000억원 자본 확충 계획을 세웠지만, 단기적으로 판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당국이 기대한 '메기 효과'도 아직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디지털에선 인터넷은행에 밀리고, 오프라인에서는 기존 시중은행에 가려 존재감이 옅다. 전국구로서의 상징성은 얻었지만, 실질적인 시장점유율 변화나 소비자 인식 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형식적으로는 시중은행이지만, 영업망·브랜드·자본력 모두 기존 5대 은행과의 격차가 뚜렷하다"며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니라, 수도권과 디지털 시장에서 실질적인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역 꼬리표'를 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