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속도 내는데…현장 근로자 숙소가 부족하다?
입력 2025.09.08 07:00
    용인 클러스터에 국내외 반도체 기업 참가
    "클러스터 효과로 일반산단 사업도 탄력"
    이미 첫 가동 시점 2년 이상 미뤄졌는데
    건설 근로자 숙소 부족도 변수로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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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60조원, 122조원을 투자하는 용인 반도체 국가첨단 전략산업특화단지를 중심으로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 공사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현장에 투입될 건설 일용직 근로자의 숙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출 회수 가능성에 의문을 품은 금융기관이 숙소 공사를 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적극적이지 않다.

      SK하이닉스는 처인구 원삼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생산시설(팹; Fab) 공사를 지난 2월 24일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들어설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는 보상 절차가 시작되는 등 사업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에 국내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체가 용인으로 모여들고 있다. 용인시에 따르면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인근에 조성되는 제2용인테크로밸리 일반산업단지는 46개 필지(19만2124㎡) 중 45개 필지(17만 9164㎡)가 분양됐다. 공정률은 약 15%다. 램리서치코리아, 도쿄일렉트론코리아, ASML 등이 진입했거나 진입을 확정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사업에 탄력이 붙자 공사 현장에 투입된 건설 근로자들이 묵을 숙소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시공순위 200위권 건설사가 근로자 숙소 1000세대 건립을 추진했지만, PF 대출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금융기관이 대출을 검토했으나 건설사가 지급 보증을 서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출 승인이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해당 건설사가 지급 보증을 섰더라도 대출이 성사되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에 탄력이 붙는 것과 별개로 근로자 숙소 투자금은 회수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용인시는 지난 4월부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단 내 팹 건설을 돕기 위해 건설 근로자가 기거할 임시숙소를 원활하게 마련할 수 있도록 '일시 사용 건설 현장 임시숙소 설치 기준'을 시행하고 있다. 건설 근로자용 숙소 제공이 아닌 추후 개발을 염두에 둔 임대나 타 용도 목적의 가설건축물을 지을 수 없도록 해당 공사의 실사용자(원도급자 또는 하도급자)만 임시숙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 다만 실사용자가 사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제출할 경우 제 3자가 설치하는 것을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이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계획보다 가동 시점이 밀린 상황이다. 올해 2월 가동에 들어가야 했을 SK하이닉스의 첫 팹은 토지 보상 지연, 인근 지자체인 안성시의 반발 등으로 가동 시기가 2027년 5월로 지연됐다.

      건설 근로자 숙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추후 사업 차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당초 2030년 6월로 예정했던 착공 시점을 2026년 12월로 앞당겨 본격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국내외 반도체 업체가 모여들며 공사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건설 근로자 숙소가 현장 주변에 충분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