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장충동 호텔 건립 본격화…5년만 공모채로 추가 현금 확보
입력 2025.09.22 07:00
    2·3년물로 최대 1000억원 공모채 조달
    장충동 호텔 착공…총 5750억 투자 프로젝트
    CB 잔액 주식 전환 기대…현금 유출 부담 완화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파라다이스가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장충동 럭셔리 호텔 건립을 본격화하면서 5년 만에 공모 회사채 시장을 두드린다. 대규모 자금 소요에 대응해 추가 현금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파라다이스(A)는 2년물 300억원, 3년물 300억원 등 총 600억원 규모로 공모 회사채 조달 계획을 세웠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 한도를 열어뒀다.

      공모 희망 금리는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오는 10월 14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10월 21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주관 업무를 맡았다.

      파라다이스의 공모채 발행은 지난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21년에는 제로 금리(이자율 0%) 전환사채(CB)를 발행해 20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일부 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사용했다.

      이후 코로나19 여파와 신용등급 하락,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실적 타격을 입은 뒤 시장성 조달을 중단했었다. 현금 확보를 위해 2021년 부산호텔 사무동을 1500억원에, 2022년 논현동 오피스빌딩을 100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기준 파라다이스의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879억원으로 집계됐다. 장충동 호텔 프로젝트와 CB 미상환 잔액 부담 등을 고려하면 추가 유동성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파라다이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 2023년 말 6888억원, 2024년 말 5776억원 등의 순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파라다이스의 장충동 호텔 프로젝트는 올해 4분기 착공, 2028년 개관을 목표로 한다. 총 부지만 4220평 규모로 지하 5층~지상 18층 200개의 객실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연초에 총 5750억원 규모 투자를 결정지었다.

      당시 파라다이스는 보유현금과 차입을 적절하게 섞어 자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리은행으로부터 전체 투자 금액의 96%에 해당하는 5500억원 규모로 시설자금 대출을 받기로 결정했다. 연 3.81%의 금리 수준으로, 사업 진행에 따라 분할 대출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채 A급 3년물 발행 금리 수준이 3.5%인 점을 감안했을 때 파라다이스 입장에서는 회사채 시장에서 더 낮은 금융비용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며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현금 확보를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B 미상환 잔액도 전체 발행 금액의 10%가량 남아있다. 다만 주가 상승으로 CB 투자자들이 풋옵션에서 주식 전환으로 기조를 바꾸며 추가 현금 유출 부담은 덜어낸 모양새다. 2021년 당시 파라다이스 CB 발행가액은 1주당 1만6819원이었다.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반등했다. 18일 오전 기준 파라다이스의 주가는 2만2050원 수준이다.

      또 이번 조달을 두고 재무 전문가 최종환 각자대표의 역할론도 거론된다. 최 대표는 SK 재무 부문 과장을 거쳐 2008년 파라다이스에 합류했으며 이후 재무전략팀장, 전략팀 전무, 그룹 총괄 등을 지낸 인물이다.

      최 대표는 지난 2023년 시장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리파이낸싱에 성공해 차입금을 2000억원 이상 줄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최 대표가 한 차례 성공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이끈 인물인 만큼 이번 장충동 호텔 건립 프로젝트에서도 중심적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회사채 조달과 관련해 아직까지 확정된 사안은 없다"면서 "장충동 호텔 투자 금액도 수년간 나눠서 투입하는 구조로 재무리스크 역시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