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LTV 과징금, '1심 결과'도 회계상 반영
보험사 인수, 염가매수차익에도 RWA 일부 반영
생산적금융·국민성장펀드 분담, 추가 변수로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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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최근 반등했지만, 연말까지 12.5% 선을 안정적으로 넘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환율과 규제 리스크, 보험사 인수합병(M&A) 효과 등 잠재적 하락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은 지난 2분기 말 12.76%까지 올랐다. 지난해 말(12.13%) 대비 0.63%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 잠재적 과징금 부담,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효과 등이 맞물리면서 연말까지 12.5% 선을 지켜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먼저 환율이 비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은 2~3bp(1bp=0.01%포인트)씩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분기 말 대비 원·달러 환율이 약 40원 오른 만큼 10bp 안팎의 하락 압력이 생긴 셈이다.
과징금 리스크도 변수다. 업계는 이르면 오는 10월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LTV 과징금 규모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정위 처분은 법원의 1심 판결과 비슷한 효력이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들이 이에 불복할 경우 2심(고등법원)·3심(대법원) 절차를 거쳐 최종 판단을 받게 된다.
업계는 최종심에서는 시중은행들의 과징금 부담이 상당 부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전원회의에서 의결된 과징금은 일단 재무제표에 인식해야 하므로, 회계적으로는 즉각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만약 오는 10월 공정위 처분이 나올 경우 4분기 CET1비율에 관련 영향이 반영되는 것이다.
공정위가 최대 2조원의 LTV 과징금 부과를 추진하고 있어, 개별 은행이 부담할 금액은 3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과징금이 CET1비율에 약 10bp 안팎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도 CET1비율 하락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수 과정에서 양사의 위험가중자산(RWA)이 합산되기 때문이다. 다만 보험회계 특성상 RWA 증가 폭이 제한적이고, 염가매수차익 효과가 발생하는 등 자본 확충 요인도 있다.
보험사 인수 과정에서 약 3000억~5000억원 수준의 염가매수차익이 반영될 경우 순이익 확대와 맞물려 하락분을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이같은 영향을 종합할 때 3분기 보험사 인수로 CET1비율이 약 10bp 하락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생산적금융으로 인한 영향도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제1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은행의 주식 보유 관련 RW 기준을 기존 400%에서 250%으로 낮추는 등의 개선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기업대출에 대한 추가적인 RWA 가중치 완화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하반기 정부 기조에 맞춰 기업대출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추가적인 RWA 완화 여부에 따라 CET1비율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국민성장펀드에 대한 은행별 분담비율에도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별로 분담을 차등화한다면 모르겠지만, 동일하게 분담한다고 하면 우리금융은 CET1비율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여러 요인을 종합할 때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은 연말까지 12.5% 안팎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도 분기 단위 자본비율보다는 연말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를 확인한 뒤 내년 배당성향 확대 등 밸류업 방안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우리금융은 2025년 내 CET1비율 12.5%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13% 조기 달성을 위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이 제시한 구간별 주주환원 정책에 따르면 CET1비율이 12.5~13%일 때 총주주환원율을 35~40%, 13% 초과시 40~50%로 관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