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최대주주, 유증 대금 마련 위해 600만주 블록딜…추가 조달 방안 '고심'
입력 2025.09.26 07:00
    두 차례 블록딜로 1695억원 확보
    여전히 300억 추가 조달 불가피
    내달 1일 납입 앞두고 방안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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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HJ중공업의 최대주주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금 마련을 위해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총 600만주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매각했다. 약 2000억원의 유상증자 참여 대금 중 1700억원을 조달한 상황으로, 잔여 금액에 대한 추가 자금 조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공시에 따르면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지난 16일과 22일, 각각 300만주를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처분단가는 각각 2만9910원과 2만6335원으로, 블록딜을 통해 확보한 금액은 약 1695억원 수준이다. 해당 물량은 외국계 운용사가 받아갔고, 공시 전 장내 매도로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블록딜을 통해 최대주주의 보유 지분은 기존 4712만7363주(56.59%)에서 4112만7363주(49.39%)로 줄었다. 다만 유상증자를 통해 702만8394주의 신주를 인수하면, 지분율을 다시 53%대까지 회복된다. 지분율이 일시적으로 50% 밑으로 내려간 점은 법적·실질적 지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시장에서는 의미 있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는 평가다.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2021년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HJ중공업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 사모펀드 운용사 등이 출자자로 참여했으나, SPC 자체로는 현금 창출력이 없고 주요 출자사들의 지원 여력도 제한적이다.

      현재 한국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 둔화로, 동부건설 역시 건설경기 침체로 유동성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NH PE와 오퍼스 PE는 이미 지분 전량을 매각하며 투자금 회수를 끝낸 상태다. 이 같은 구조적 제약 속에서 결국 보유 지분 매각 외에는 SPC가 자금을 마련할 방안이 마땅치 않았다는 평가다.

      블록딜로 유상증자에 필요한 일부 자금을 조달했지만, 여전히 300억원 가량의 부족분이 남아 있어 추가 조달은 불가피하다. 시장에선 추가 지분 매각이나 차입 등의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문제는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이 10월 1일까지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회사측은 "다양한 방안을 두고 고심중"이라고 밝혔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유상증자 직접 참여는 회사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과 책임경영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며 "조달한 자금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으로, 친환경 선박과 마스가 프로젝트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