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에 이용자 반발 급증…주가도 내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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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주가가 장중 6만원 선이 무너졌다. 15년 만에 단행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을 둘러싼 이용자 불만이 확산하면서 투자심리까지 위축된 영향이다.
26일 오후 3시 기준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6.33% 하락한 5만9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부터 약세를 보이던 주가는 장중 한때 5만9000원 부근까지 떨어지며 6만원대가 붕괴됐다. 이용자 반발이 이어지자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린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지난 23일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if) 카카오 25'를 통해 카카오톡을 단순 메신저에서 인공지능(AI) 기반 SNS형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변화는 ▲탭 구조 개편 ▲앱 내 AI 기능 강화 두 가지다.
친구 탭은 기존의 이름 나열식 목록에서 사진·영상 기반의 피드형 구조로 바뀌었고, 오픈채팅과 결합한 숏폼(짧은 동영상) 지면이 새롭게 추가됐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체류시간을 늘리고 광고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용자 반응은 싸늘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종목토론방에는 "기획자가 누구냐", "사내 테스트도 안하고 내놓냐" 등 불만이 쏟아졌다. 친구 탭에서 원치 않는 사진·영상이 노출되는 점, 숏폼 영상이 기본값으로 자동 재생되는 점 등이 대표적 불편 요소로 꼽혔다. 일부는 라인·텔레그램 등 대체 메신저로 이동을 검토하겠다는 의견도 내놨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카카오톡 앱 리뷰에서도 부정적 평가가 급증했다.
카카오의 이번 개편안은 수익성 강화 전략 중 하나로 풀이된다. 실제로 카카오는 숏폼 지면을 통해 전면형 동영상 광고를 도입하고, 크리에이터·MCN과 협업해 독점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해당 개편안이 발표된 날, 증권가는 지금의 시장 반응과는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대체로 긍정적 전망이 주를 이뤘다.
다올투자증권은 "톡 개편으로 인한 광고 매출 성장이 4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것"이라며 "온디바이스 AI도 10월 CBT를 시작해 2026년 수익화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교보증권 역시 "유저 체류시간 확대와 B2C AI 서비스 구현, 수익화 전략이 잘 제시됐다"고 평가했고, SK증권은 "이번 개편은 편의 기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낮았던 광고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두 마리 토끼 전략"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오늘 있었던 이용자들의 피로감이 실제 서비스 이탈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핵심 이용자층의 반발이 장기화될 경우 브랜드 가치 훼손 우려는 피하기 어렵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변화된 플랫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긴 했다"며 "그럼에도 이로 인해 실적에 영향을 미칠 만큼 이용자가 이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는 업데이트를 통해 AI 기반 개인화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자체 AI '카나나'를 카톡에 내장해 일정 관리, 예약, 정보 검색 등을 지원하고, GPT-5 기반의 'ChatGPT in 카카오톡' 기능도 10월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