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3조원 유증이 순위권 결정
NH證·한국證이 1·2위…IPO는 KB證이 1위
사실상 '빅딜' 마무리…올해 ECM 판도 변동 적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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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주식자본시장(ECM) 순위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주관한 증권사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KB증권이 IPO 주관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포스코퓨처엠·삼성SDI 유상증자를 모두 맡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밀리며 전체 순위는 3위로 내려갔다.
30일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EC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2위인 한국투자증권과 약 5200억원 격차를 벌리며 전체 주관 1위를 차지했다. NH투자증권은 3분기 IPO 9건, 유상증자 10건, 신주인수권부사채(BW) 1건 등 총 20건을 주관했다.
NH투자증권의 1위 수성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가 결정적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최종 조달금액은 2조9188억원으로,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3조2008억원)에 이어 국내 증시 사상 두 번째 규모다. 특히 3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단 두 곳이 단독으로 맡으면서, 올해 ECM 판도는 사실상 이 한 건으로 갈렸다는 평가다.
대기업 계열사 IPO가 '중복상장' 논란으로 주춤한 대신, ECM 시장은 유상증자가 그 공백을 메웠다. 3분기까지 조 단위 ECM 딜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2조9188억원)·삼성SDI(1조6549억원)·LG CNS(1조1994억원)·포스코퓨처엠(1조1070억원) 등 4건인데, 이 가운데 3건이 유상증자였다.
'IPO 명가'로 불리던 한국투자증권은 IPO 주관 순위가 하위권으로 내려앉은 반면, ECM 전체 순위 2위를 지켜냈다. 조 단위 유상증자 3건에 모두 참여한 영향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유일한 대형 IPO였던 LG CNS를 비롯한 유가증권시장 IPO 주관에서 전반적으로 빠지면서 전년 동기 2위에서 8위로 밀려났다.
IPO 주관 1위는 KB증권이 차지했다. LG CNS와 대한조선, 명인제약 등 IPO 빅딜 부재 속에서도 대한조선 공동대표주관, 삼양컴텍, 엔알비 등을 따내며 유가증권시장 딜을 이어갔다. NH투자증권이 대한조선 공동대표주관과 삼양컴텍·엔알비 등으로 2위, 서울보증보험과 달바글로벌을 주관한 미래에셋증권이 3위를 기록했다.
3분기에는 신한투자증권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전년 동기 ECM 전체 9위에 그쳤지만, 올해는 5위로 뛰어올랐다. 삼성SDI 유상증자, LG CNS IPO, 엘앤에프 BW 등 굵직한 딜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키웠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과 발행어음 인가 신청 등 전통 IB 역량 강화 행보가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개정안을 앞두고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EB) 발행이 봇물을 이뤘지만, 모두 사모 방식으로 진행됐다. 반면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업체 엘앤에프가 3000억원 규모의 공모 BW를 발행해, 메자닌 시장에는 오랜만에 '빅딜'이 등장했다.
올해 대규모 IPO와 유상증자가 대부분 마무리된 만큼, 연말까지 ECM 주관 판도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IPO 대어로 꼽히는 케이뱅크와 LS에식스솔루션즈가 4분기 예비심사를 청구하더라도 올해 안 상장은 불가능하다. 'IPO 최대어'로 주목받는 무신사는 현재 주관사단을 꾸리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