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방산 계열사 온도차…현대로템 '질주', 현대위아 '주춤'
입력 2025.10.01 07:00
    현대로템, 방산 실적 고공행진
    철도 부문도 해외 수출로 매출액 늘어
    현대위아도 호실적 기록 중이지만
    미래 사업으로 낙점한 공조 사업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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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내 방산 계열사들은 올해 들어 실적 호조를 이어가며 주가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계열사별로는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현대로템은 폴란드향 대규모 수출을 성사시킨 데 이어 철도 부문에서도 수주 잔고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현대위아 역시 방산 호재에 힘입어 기대감이 여전하지만,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공조 사업 부문에서 발목이 잡혔다. 

      현대로템은 올해 2분기 연결 매출 1조4176억원, 영업이익 2576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었다. 증권가에선 3분기 실적 또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현대로템은 중동의 한 국가와 K2전차 공급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시장에선 해당 계약 규모가 약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KB증권은 현대로템에 대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1조900억원에서 1조1310억원으로 3.8% 상향 조정하고, 목표 주가도 올려 잡았다. 

      현대로템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룹 내에서 주목받는 계열사는 아니었다. 방산과 철도사업 모두 이익률이 낮아 적자 전환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로의 수출 길이 열리며 지난해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방산 부문에서 K2 전차, 장갑차 등 폴란드향 수출이 본격화하며 안정적 현금창출원이 마련됐다. 주가도 고공행진하기 시작했다. 

      철도사업도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올해 초에는 철도사업 부문을 둘러싼 정치권 논란이 일며 "현대로템은 이제 철도보다 방산에 집중하고 싶어 하는 회사"라는 말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다만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지면서 성장 동력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고속철, 모로코 전동차 등 계약을 맺으며 수주잔고는 16조원을 넘어섰다. 미국 뉴욕 차세대 전동차 사업 등 대규모 사업 수주도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다. 

      2분기 기준 사업부문 별로 살펴보면, 철도 부문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9299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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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위아도 올해 들어 방산 모멘텀을 기반으로 주목받았다. 방산 수출이 늘면서 K2전차와 K9자주포에 포신을 납품하는 방산 부문 매출 성장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늘었다. 실제 방산 부문 매출은 ▲2022년 1858억원 ▲2023년 2231억원 ▲2024년 3448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주가도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올해 2분기 연결 매출은 2조1786억원, 영업이익은 56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 기아의 소형 전기차 등 신규 차종에 공급되는 모듈 물량이 늘어난 것도 주효했다.

      현대위아는 공작기계 매각해 약 34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방산·전동화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겠단 계획을 밝혔다. 회사는 기아의 신차인 PV5에 통합열관리 시스템을 공급하는 등 자동차 공조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오는 2028년까지 열 관리 사업 분야에서만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권오성 현대위아 대표는 지난 24일 열린 '2025 CEO 타운홀 미팅'에서 "자동차 개발 환경도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개발, 제조, 지원 등 각 부문에서 일을 더욱 효율적으로 또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발 관세 전쟁 속 중국 모빌리티 부품과 경쟁하려면 기술 경쟁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공조 사업 분야에서 부침을 겪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위아가 공조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 자체가 기대만큼 크지 못하다 보니 사업 전개가 순탄치 않다"며 "투자 전략 자체를 다시 손봐야 할 정도로 어려움이 큰단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다. 출발 단계부터 한온시스템과의 경쟁, 전기차 시장 부진이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해 사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있었는데, 실제 이에 대한 우려가 크단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안 좋다 보니 공조 사업 부분에서 당장에 크게 기댈 부분은 없다고 보고 있다"며 "회사는 연구 개발을 지속하면서 하이브리드나 내연기관 쪽으로도 열 관리를 하려고 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