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투자운용, 을지트윈타워 우협 선정 고심…브룩필드·KKR 등 해외 운용사 '눈길'
입력 2025.10.02 07:00
    해외 투자자 눈길 끌지만 매도자 기대와 가격차
    KT투자운용, 우선협상자 선정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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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서울 을지로 랜드마크 자산인 을지트윈타워 매각 입찰에 글로벌 대체투자사들이 눈길을 보내고 있다. 브룩필드자산운용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입찰 참여자들의 희망가격이 매도자 기대에 미치지 못해, 매각을 추진하는 KT투자운용의 우선협상자 선정 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매각자인 KT투자운용과 주관사인 컬리어스코리아·세빌스코리아는 지난달 25일 을지트윈타워 매각과 관련해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는 입찰이 진행됐으며,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 키움투자자산운용, 퍼시픽자산운용 등 국내외 투자자 5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KT투자운용은 이 결과를 토대로 우선협상자 선정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번 입찰에서는 국내 오피스 거래에서 보기 드문 해외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이 눈길을 끌었다. 여의도 IFC를 보유한 브룩필드는 이지스자산운용과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KKR은 일부 운용사들로부터 공동 컨소시엄 제안을 받았으나 함께 입찰에는 나서지 않았고, 결과에 따라 투자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을지로4가에 위치한 을지트윈타워는 2019년 5월 준공된 신축 자산으로, 대규모 면적과 입지가 좋아 랜드마크급 오피스로 꼽힌다. 을지로4가역과 맞닿아 있다. 전체 연면적은 14만629㎡(약 4만4355평)에 달하며, 이번 매각 대상은 KT투자운용이 리츠를 통해 보유 중인 서관 오피스와 리테일 시설(연면적 약 2만6153평)이다. 오피스는 대우건설이 2029년 5월까지 책임임차한다. 동관은 현재 BC카드가 보유하고 있다.

      다만 입찰 참여자들의 희망 인수가는 매도자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T투자운용은 당초 평당 3000만원 수준의 매각가를 희망했으나, 시장의 열기가 예상보다 낮아 기준을 2800만원 수준까지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원매자들이 제시한 가격은 대부분 평당 2000만원대 중반에 그쳐 격차가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특히 대우건설의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2029년 전후로 을지로 일대에 신규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현재 실질 임대료가 20만원대에 머물러 인근 오피스들이 3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것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 가격 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KT투자운용의 우선협상자 선정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브룩필드와 손잡은 이지스운용은 자금력 면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희망 매수가가 매도자 기대치와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다. 

      당초 7000억~8000억원 수준을 예상했던 매각가는 6000억~7000억원 선으로 낮아졌다. 다른 입찰 참여자들도 LOI(투자의향서)를 제출했지만, 일부는 자금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매각가 수준과 별개로, 원매자 입장에서는 향후 차익 실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을지로 인근에서 개발 중인 신축 오피스들이 평당 4000만원 이상에 선매입됐는데, 해당 투자자 입장에선 높은 매입가를 소화하기 위해 임대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을지트윈타워 역시 임대료 상승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셈이다. 결국 투자자들은 낮은 가격에 매입해 향후 높은 차익 실현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높은 내부수익률(IRR)을 추구하는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이번 거래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시장 유동성 부족과 을지트윈타워의 임차 여건, 인근 지역의 공급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입찰 성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며 "실제 제시된 가격도 매도자 기대치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매도자 측의 결정에 관심이 모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