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성장에도 적자 확대·기관 참여 제약, 밸류 부담은 '변수'
'드문 1조 코스닥 딜'…바이오 상장 모멘텀 가늠자 될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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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올해 코스닥 IPO 시장에서 1조원 밸류를 기대할 수 있는 후보로 꼽히는 리브스메드가 '법률 리스크'를 해소하며 예심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딜이 하반기 바이오·헬스케어 상장 모멘텀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지 주목한다.
리브스메드는 지난달 특허심판원에서 두 차례 승소했다. 문제를 제기한 아침해의료기의 특허청구항이 무효로 판단됐고, 주력 제품 '아티센셜(Artisential)'도 권리범위에서 벗어난다는 결론이 나왔다. 거래소 심사에 제동을 걸었던 요인이 제거된 만큼, 이르면 이달 중순 상장위원회 심의가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거래소 내부에서도 "특허 분쟁으로 심사 기간이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기술 자체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전해진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이 1조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이미 형성돼 있어, 예심 단계부터 올해 드물었던 코스닥 대어 공모로 관심을 받았다.
회사 역시 연내 상장을 목표로 조직 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지난달 서울대·KAIST·포항공대·고려대·연세대 등 주요 이공계 대학 채용박람회에 참여해 미래성장 의지를 보였고, 로봇수술 시스템 '스타크(STARK)'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리브스메드의 행보를 두고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장점으로는 기술성평가 AA 등급 확보, 매출 성장세 진입,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해외 인증 취득, 소모성 제품 특성으로 인한 반복 매출 가능성 등이 꼽힌다.
재무구조는 뚜렷한 약점이다. 지난해 매출은 271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265억원으로 확대됐다. 최근 3년간 누적 적자는 1400억원, 결손금은 2730억원 규모다. 투자자 보통주 전환으로 완전자본잠식은 벗어났지만, 상장 이후 수익성 개선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나 일부 기관투자자는 적자기업 투자 제약으로 청약에 참여하지 못할 수 있다. 공모 물량 배정과 밸류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예심 통과가 유력하더라도 실제 밸류에이션은 수요예측 단계에서 투자자 반응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벤처투자자들의 회수 압박도 변수다. 이번 IPO는 신주 100% 발행 구조로 진행된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약 12%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6년 300억원 밸류에 투자한 이후 구주 매각은 없었다. 상장 시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으면 약 30배 수익 실현이 가능하다. 보호예수 종료 이후 매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거래소 심사 기조 역시 낙관만은 하기 어려운 상황이란 평가도 있다. 파두 사태 이후 특례상장 심사 엄격성이 높아진 가운데, 최근 AI·바이오 기업 상장을 독려하는 기류가 혼재돼 있다. 기술특례는 기술력에 초점을 두지만, 사업성과 수익성 역시 주요 검증 항목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리브스메드의 특허 리스크 해소와 기술력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거래소가 재무구조와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무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기술기업 상장 활성화를 독려하면서 바이오 업종 전반이 되살아나는 기류가 형성된 가운데, 리브스메드가 이 흐름의 가늠자가 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비교 대상으로는 AI 반도체 기업 세미파이브 정도가 언급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올해 드문 조 단위 코스닥 IPO라는 점에서, 이번 리브스메드의 결과가 단순히 한 기업의 흥행 여부를 넘어 하반기 바이오·헬스케어 상장 모멘텀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