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재점화? 中 수출규제에 코스피 한때 2% 급락...반도체 '직격'
입력 2025.10.13 09:50
    미·중 갈등 격화에 나스닥 등 글로벌 증시 '휘청'…원·달러 환율 1430원 돌파
    삼성전자·하이닉스 3~5%대 하락…"정치 노이즈는 단기 조정, 4월 폭락장 재연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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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다시 불붙으며 국내 증시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급락세로 출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다음달 1일부터 100%의 추가 관세 부과를 시사한 여파다.

      미국 나스닥 지수가 3.5% 급락하고, 비트코인이 한때 20% 가까이 내리는 등 시장이 흔들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며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가 연출되기도 했다. 국내 증시 역시 시간이 지나며 진정세를 찾는 분위기다.

      13일 오전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3522.54까지 밀리며 낙폭이 2%를 넘어서기도 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5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키웠다. 코스닥 지수 역시 2% 가까운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하며 한 달 만에 850선을 잠시 내줬다.

      전일(현지시간 11일) 미국 증시 급락을 국내 시장이 고스란히 반영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다면 미국은 100%의 추가 관세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자 나스닥이 3.56%, S&P500이 2.71%, 다우지수가 1.9%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3% 급락했고, 엔비디아(-4.9%), 테슬라(-5.1%) 등 주요 기술주들이 일제히 무너졌다.

      반도체 대장주의 변동성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모양새였다. 삼성전자는 3.50% 하락한 9만1100원, SK하이닉스는 4.67% 내린 40만8000원에 거래됐다. LG에너지솔루션(-1.53%), 카카오(-2.90%) 등 대형 성장주도 약세를 보였고,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 전반으로 낙폭이 확산됐다. 

      원·달러 환율은 9.0원 오른 1430.0원에 개장하며 5개월 만에 1430원대를 돌파했다. 환율 급등으로 외국인 수급 불확실성은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다만 증권가는 이번 관세 발언이 돌발 변수라기보다는 예정된 정치적 이벤트에 가깝다고 본다. 지난 8월 양국이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한 시한(11월10일)이 다가오고 있으며, 중국의 4중전회(10월20~23일)를 앞두고 양국 모두 협상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상무부는 "희토류 수출 금지가 아닌 법률상 통제"라고 해명하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한국시간 금일 새벽 "중국과 잘 될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국내 시장은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지난 4월 폭락장 재연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으로 유동성 완충력이 존재한다"며 "연준의 완화적 기조 기대가 높아지는 구간에서 관세 리스크는 일시적 조정 요인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트 대통령이 13일 오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돕고 싶어하며 해치고 싶지 않다!"라고 글을 게시하며 암호화폐 시장은 빠른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 역시 이 같은 낙관론에 따라 낙폭을 줄이는 모양새다.  

      향후 단기 주가 방향성은 실적 모멘텀이 좌우할 거란 전망이다. 곧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시작되는 까닭이다. 미국에서는 JP모건·골드만삭스 등 주요 금융주와 TSMC·ASML 등 반도체 기업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고, 국내에서는 14일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이 공개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적자 해소 여부와 메모리 가격 상승폭이 관전 포인트다. 이미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감이 선반영된 만큼, 실적 발표 후 단기 재료 소멸 인식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반도체 업황 반전의 큰 흐름은 유효하다는 게 시장 중론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 관세 충돌은 정치적 협상 수단의 반복일 뿐"이라며 "4월 폭락 당시와 달리 금리 인하 환경, 유동성 여건, 반도체 업황 개선이 뒷받침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