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마프, CB 발행해 자금 마련…200억원 모집도 남아
신벤투 주주동의도 변수…최종 매각 지분 구조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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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어스컴퍼니(플로 운영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본입찰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선정됐다. 이번 거래는 SK스퀘어가 자회사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후속 절차가 이어질 전망이다. 인수 측의 자금 조달 능력과 신한벤처투자 등 주요 주주들과의 협의가 향후 거래 성사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드림어스컴퍼니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비마이프렌즈를 선정하고 통보했다. 앞서 매각 측이 지난 8월 진행한 본입찰에는 비마이프렌즈와 함께 부산에쿼티파트너스(EP), 대명GEC·JC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통상 매각 절차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불확실성 제거 및 시너지 기대 차원에서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우협 선정 소식이 알려진 이달 10일에 이어 다음 거래일인 13일에도 드림어스컴퍼니 주가는 전일 대비 소폭 하락하며 마감했다.
2021년 설립된 비마이프렌즈는 팬덤 플랫폼인 ‘비스테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하이브에서 팬 소통 플랫폼인 위버스를 운영한 beNX(現 위버스컴퍼니) 대표이자 하이브 기술고문인 서우석 대표와, SKT 뮤직사업TF장·아이리버 COO를 거쳐 2019년부터 2022년 드림어스컴퍼니 대표를 맡았던 이기영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회사다.
벤처기업인 비마이프렌즈는 설립 후 적자가 누적되면서 결손금이 363억원 규모다. 2024년 말 기준 순손실 120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성 자산은 약 100억원에 불과한 상태다. 이에 ‘덩치가 더 큰’ 회사 인수전에 뛰어들 체력이 있을지 우려의 시선이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FI(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자금 마련 숨통이 트였고, 우협 선정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비마이프렌즈는 약 500억원의 투자금을 마련해 드림어스컴퍼니 인수를 추진할 방침이다. 300억원 규모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자금을 모았고, 이 과정에서 손을 잡은 마이다스PE가 블라인드펀드와 프로젝트펀드를 활용해 해당 CB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추가로 200억원의 자금을 모집해야 한다.
CB 발행으로 자금을 마련했고, 비마이프렌즈가 보유한 현금 여력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후 비마이프렌즈가 매출과 사업 수익으로 CB 상환에 나서야 하는 과제는 남아 있다. 자체적인 재무 여력으로 상환하지 못하면 드림어스컴퍼니에 재무적 리스크가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CB 발행으로 인해 비마이프렌즈 기존 투자자의 지분가치 하락 우려가 있다. 비마이프렌즈 주주로는 VC들과 더불어 19.4%를 보유한 CJ그룹(및 CJ올리브네트웍스), 3.8%를 보유한 GS 등이 있다.
비마이프렌즈가 마련하는 500억원의 투자 금액은 현 드림어스컴퍼니 시가총액(약 1250억원) 대비 40% 수준으로, 경영권 인수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최종적으로 30% 수준이 될 전망이다. 최대주주인 SK스퀘어와 2대 주주인 신한벤처투자 지분 각각 일부를 인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확한 지분 인수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SK스퀘어 지분을 중점적으로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드림어스컴퍼니 지분은 현재 기준 SK스퀘어가 39.47%, 2대 주주인 신한벤처투자(네오스페스)가 18.46%, SM엔터테인먼트가 12.55% 보유하고 있다.
드림어스컴퍼니의 2대 주주인 신한벤처투자의 행보도 변수로 남아 있다. 신한벤처투자는 SK스퀘어가 보유한 경영권 지분을 매각할 때 함께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태그얼롱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신한벤처투자가 보유한 지분을 우선적으로 매각하는 권리도 확보하고 있다.
신한벤처투자가 드림어스컴퍼니에 투자한 펀드는 2018년 결성한 펀드(네오플럭스 제3호)로, 회수 기간이 임박해 연내 정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신한벤처투자는 비마이프렌즈의 거래와 동시에 제3자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만약 신한벤처투자의 제3자 지분 매각이 앞선다면 드림어스컴퍼니 경영권 매각이 다소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
비마이프렌즈가 ‘주주’ 인수에 나선 셈인 점을 고려하면, 드림어스컴퍼니 입장에서는 다소 묘한 상황에 놓였다. 비마이프렌즈는 2022년 마감된 80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에서 GS, 드림어스컴퍼니 등으로부터 80억원을 투자받았다. 현재 드림어스컴퍼니가 지분 약 5.88%를 보유 중이다. 드림어스컴퍼니가 비마이프렌즈에 투자할 당시 드림어스컴퍼니의 대표이사는 현 비마이프렌즈 공동대표인 이기영 대표였다.
드림어스컴퍼니 매각 절차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SK스퀘어가 포트폴리오 전반의 리밸런싱 작업을 병행하면서 내부 검토 과정이 길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송재승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으며, 드림어스컴퍼니 딜은 의사결정 지연 및 담당자 변경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코스닥 상장사인 드림어스컴퍼니는 2014년 SK텔레콤이 300억원에 인수한 MP3 플레이어 제조사 ‘아이리버’가 전신이다. 2018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를 출시한 뒤 2019년 사명을 드림어스컴퍼니로 변경했고, 2021년 SK스퀘어 계열사로 편입됐다. 올해 6월 기준 직원 200여 명을 두고 있다. SM엔터 등 엔터 굿즈 제작 및 유통도 맡고 있다.
드림어스컴퍼니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플로는 유튜브 뮤직, 멜론, 스포티파이 등 스트리밍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며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2021년 기준 230만 명대에서 올 들어 170만 명대로 줄었다. 지난해 드림어스컴퍼니의 연간 매출은 2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줄었고, 영업손실은 3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드림어스컴퍼니는 흑자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