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퍼티 vs 센트럴…강남 시니어하우징 맞붙는 이마트와 신세계
입력 2025.10.17 07:00
    신세계센트럴·프라퍼티, 시니어하우징 시장 진출
    임대형·분양형 전략으로 남매 간 경쟁 구도 형성
    백화점 중심 안정형 vs 호텔 중심 고급형 모델 대결
    고소득 시니어층 겨냥한 프리미엄 주거 사업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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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신세계그룹에서 조용하게 내부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부동산 개발을 담당하는 양 축, 신세계센트럴과 신세계프라퍼티가 나란히 시니어하우징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표면상으론 그룹 포트폴리오 다각화지만, 시장에서는 임대형과 분양형이라는 상이한 개발 노선이 맞부딪히는 남매 간 경쟁 구도로 보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센트럴은 최근 논현동 소재 코람코자산운용과 시니어 임대주택 관련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단순한 노인복지시설 수준이 아니라, 고급화된 레지던스 형태의 상품 구상을 검토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입점하는 핵심 상권 부지 인근에 오피스텔이나 주거형 레지던스를 신축해 고령층 고객을 대상으로 임대 운영하는 방안이다.

      ㈜신세계 내부에서는 반포 고속터미널과 부산 센텀시티 등 주요 자산을 활용한 시니어하우징 사업도 거론된다. 일부 관련 미팅도 이미 진행되면서 구체적 가능성이 논의되는 단계다. 신세계백화점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시니어 레지던스 구상도 포함돼 있으며,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를 부지 인근에 조성해 임대와 분양을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센트럴 측이 백화점 개발권을 가진 부지를 기반으로, 임대형 주거시설을 함께 조성해 장기적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검토 중"이라며 "고객층도 백화점 VIP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수요로 맞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센트럴은 본래 백화점 자산을 관리하는 법인이지만, 최근 들어 부동산 개발 기능을 강화하며 사실상 그룹 내 두 번째 부동산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시장에서는 신세계센트럴을 롯데그룹의 롯데AMC 혹은 롯데물산에 비유하기도 한다. 규모는 작지만 강남구 반포와 부산 해운대 등 자산의 질이 좋고, 신용등급도 AA-로 우수한 까닭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세계센트럴은 부채비율이 낮고 현금흐름이 안정적이라 자력으로도 중대형 개발사업을 소화할 수 있다"며 "조직은 슬림하지만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프라퍼티보다 우세하다는 평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센트럴이 추진하는 시니어하우징 모델은 임대형 구조로 알려졌다. 분양을 통한 자금 회수보다는 안정적 운영을 전제로 한 장기 임대사업으로, 백화점 인근 상권에서 고령층 고객이 거주하며 소비를 이어가도록 설계된다. 

      한 자문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센트럴의 구상은 전형적인 리테일 연계형 실버레지던스로, 소비자 동선이 백화점 및 문화시설과 맞닿아 있어 고급층 고객의 라이프사이클 안에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프라퍼티는 같은 시점에 다른 접근을 택했다. 프라퍼티는 최근 국내 부동산 자문사를 선임하고 수도권, 그중에서도 강남 부지를 중심으로 시니어 레지던스 TF를 구성했다. 자회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와 협업해 호텔형 서비스를 결합한 고급 분양형 시니어하우징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프라퍼티는 조선호텔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하이엔드 레지던스 모델을 검토 중이다. 호텔급 관리, 헬스케어 서비스, 프리미엄 다이닝 등을 결합한 형태다.

      센트럴과 프라퍼티가 주목하는 시장은 6070 고소득층을 겨냥한 하이엔드 실버주택이다. 기존 공공임대형 실버타운과 달리, 고급 주거·의료·문화 서비스를 결합한 민간형 레지던스가 목표다. 최고급 오피스텔과 유사한 구조에 간호·식음·문화 서비스를 더한 형태로, 월 임대료가 500만원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

      시니어하우징 시장은 크게 임대형과 분양형으로 구분된다. 임대형은 투자비 회수가 느리지만 안정적이며, 운영형 사업자에게 적합하다. 분양형은 초기 분양수익을 통해 자금 회수가 빠르고, 개발형 사업자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신세계센트럴은 리테일 연계형 임대모델, 신세계프라퍼티는 개발형 분양모델로 전략이 명확히 갈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양사의 시니어하우징 사업은 그룹 내 남매의 경영 구도와도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신세계센트럴은 백화점 중심의 리테일 부동산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최근 백화점 개발 조직 인력이 대거 이동하면서 개발 기능이 강화됐다. 

      앞선 금융권 관계자는 "정유경 회장이 계열분리 이후에도 독립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도록 센트럴의 덩치를 키우고 있다"며 "임대형 실버주택은 이런 자산운용 구조와도 잘 맞는다"고 말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호텔·복합시설 중심으로 개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쇼핑몰, 리조트, 레지던스 등 자산가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분양형 자산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결국 센트럴은 안정적 수익형 자산, 프라퍼티는 성장형 자산이라는 구도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시니어하우징 업체 대표는 "시니어하우징은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라 서비스·운영·브랜드를 결합해야 하는 복합사업"이라며 "백화점형과 호텔형이라는 두 모델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신세계그룹의 향후 포트폴리오 재편 속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