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비바리퍼블리카, 산은 손잡고 'QIB 방식' 첫 회사채 발행 검토
입력 2025.10.17 07:00
    비바리퍼블리카 ICR 취득…QIB 회사채 조달 일환
    조달 시기·규모 논의 중인 단계…이르면 11월 발행
    단기차입금 증가세…QIB 통해 차입구조 개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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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산업은행과 손잡고 첫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공모와 사모의 중간 형태인 QIB(적격기관투자자·Qualified Institutional Buyers) 방식 회사채 프로그램을 통해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짧은 차입금 만기와 높은 금리를 해소해 줄 돌파구가 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NICE신용평가는 최근 비바리퍼블리카 기업신용등급(ICR)을 'A',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받은 신용평가 결과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이번 신용등급 취득은 QIB 회사채 발행 준비 과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재 산업은행과 발행 시기와 규모 등을 논의 중인 단계로, 이르면 오는 11월 내 발행을 목표로 한다.

      QIB 제도는 공모와 사모의 중간 형태로, 적격기관투자자만을 대상으로 유통이 이뤄진다. 공시의무가 일부 면제되고 사모채와 달리 전매제한이 없어 유통 유연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신용보증기금이 최대 80%까지 물량을 보증해 AAA급 우량 신용도로 발행이 이뤄지며, 산업은행이 나머지 무보증 물량을 직접 인수하는 구조다. AAA급 금리 수준으로 발행돼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2~3년 만기물로 조달해 만기 구조 장기화가 가능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비바리퍼블리카와 QIB 회사채 발행을 위해 협의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비바리퍼블리카 측은 "시장 상황과 자금 운용 계획에 따라 다양한 조달 방안을 상시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시기나 규모는 확정된 바 없다"고 했다.

      산업은행은 2021년 토스뱅크 출범을 앞두고 당시 1000억원을 투자하며 비바리퍼블리카와 관계를 맺었다. 이번에도 QIB 시장 활성화라는 정책적 목적과 실무적 이해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산업은행은 QIB 제도를 통해 공모 회사채 발행 실적이 없는 우량 중견기업의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를 열어준다. 중견기업이 은행이 아닌 직접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할 기회를 늘려주는 셈이다. 비바리퍼블리카의 경우 전반적인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계열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로서 주요 계열사에 대한 지원 부담이 상존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실질적 무차입 경영을 지속해 왔지만, 올해 상반기 들어 106억원의 차입금을 기록하는 등 순차입으로 차입 구조 변화가 일어났다.

      만기가 1년 이내에 돌아오는 단기차입금 규모도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비바리퍼블리카의 단기차입금은 4202억744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2514억218만원)과 비교했을 때 67.2% 늘어났다. 보유 현금성자산(5574억4778만원) 대비 단기차입금(4202억7440만) 비중은 75.3%에 달한다.

      시설자금대출 등 은행권 평균 조달금리도 4% 후반에서 5% 초반대로 형성돼 있다. 통상 2~3년 만기물인 QIB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입구조 장기화와 금리 절감이 동시에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비바리퍼블리카의 QIB 회사채 발행을 통해 제도를 알리고, 다른 발행사들의 시장 참여를 유도하는 단계로서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회사채 시장의 90%가 대기업 위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조달은 시장 전반의 건전성에도 도움이 된다"며 "다만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중소·중견 기업의 회사채 사다리 역할이라는 본연의 취지를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 대출은 담보 위주로 돌아가는 관계형금융인 반면, 자본시장은 신용과 정보공개를 기반으로 조달이 이뤄진다"며 "두 시장이 균형 있게 발전해야 경제 전반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