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광화문빌딩 인수대금 일부로 활용
"사옥 소유…계열사 임차료 절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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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그룹의 지주사인 LX홀딩스가 첫 공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LX홀딩스는 그간 무차입 경영을 유지해 왔는데 LG광화문빌딩 매입 자금 마련을 위해 공모채 조달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X홀딩스(AA-)은 2·3·5년물로 총 1500억원 규모로 공모채 발행 계획을 세웠다. 트랜치(만기)별 구체적 조달액은 논의 중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 한도도 열어뒀다.
공모 희망 금리는 AA-등급 민간채권평가사(민평) 금리 대비 -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오는 31일 수요예측, 11월7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LX홀딩스가 공모채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X판토스,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등 계열사들은 모두 지난 4월 일제히 공모채로 자금 조달을 마친 바 있다.
이번 공모채 발행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다. 앞서 LX그룹 계열사의 공모채 발행 주관 업무를 맡았던 곳과 동일한 곳을 선정했다. 처음 공모채 발행에서 주관사로 선정되면 이후 발행 때마다 함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존재한다.
이번에 발행하는 자금은 LX홀딩스가 최근 취득한 LG광화문빌딩 인수대금의 일부로 활용할 예정이다. LG광화문빌딩의 건물 인수 대금은 총 5120억원 규모로, LX홀딩스는 보유 현금을 우선 투입하고 부족한 금액을 외부 조달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6월 말 기준 LX홀딩스가 보유 중인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총 3120억원으로 집계됐다.
LX홀딩스는 건물 인수를 통해 그룹의 독자 사옥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재무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LX그룹은 LG에서 분리된 이후에도 광화문빌딩을 임차해 사용해 왔다. 이번 매입으로 LX홀딩스, LX인터내셔널, LX판토스, LX MDI, LX벤처스 등 주요 계열사가 사용하는 본사를 직접 보유하게 된 셈이다.
안정적인 임차 수요를 바탕으로 향후 자산가치 상승 여력도 크다는 평가다. LX홀딩스 입장에서는 임차료로 나가던 비용을 지주사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함으로써 그룹 전반의 비용 절감 효과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지주사가 사옥을 소유하게 되면 계열사 임차료 절감뿐 아니라 향후 추가적인 자산 운용 수익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LX홀딩스가 보다 적극적인 재무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크레딧 스프레드가 좁혀지는 등 금리 여건도 발행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회사채 3년물 AA-등급 금리는 2.995%다. LX홀딩스의 공모 희망 금리 수준을 감안했을 때 2.6~3.2%대에서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LX홀딩스는 그룹 분할 이후에도 안정적인 수익 기반과 보수적인 재무정책을 유지해 온 만큼, 신용도 측면에서 시장 신뢰가 높다"며 "이번 공모채도 우호적인 발행 여건에 힘입어 무난히 소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