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에서 '약탈적 금융' 지적받은 메리츠화재…김중현 사장 '소비자보호' 시험대 올라
입력 2025.10.24 10:09|수정 2025.10.24 10:10
    김중현 사장, 실적·공격적 영업으로 존재감 부각
    다만 PF 논란·최다 민원 리스크로
    '소비자보호' 정부 강조 속 핵심 과제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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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정감사에서 메리츠화재를 비롯한 메리츠금융에 대한 '약탈적 금융'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는 성공가도를 달리는 김중현 메리츠화재 사장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손보업계 최연소이자 최고연봉 보험사 CEO로 주목받는 그는,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업계 1위 삼성화재를 빠르게 추격하며 ‘리딩 손보사’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탄탄한 실적을 감안하면 김용범 부회장을 잇는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문제에서 꾸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 이 부분이 당면 과제로 지적된다.

      김중현 사장은 2024년 1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로 취임해, 같은 해 말 사장으로 승진했다. 1977년생으로 업계 최연소 CEO이며,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AT커니에서 컨설턴트로 일한 경영전략 전문가다. 김 사장의 임기는 내년까지로 현재와 같은 실적이 유지되면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김 사장의 임기는 내년까지로 김용범 부회장처럼 3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라며 "국감에서 약탈적금융 지적과 관련해서 따로 입장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의 취임 이후 메리츠화재는 공격적인 영업 전략으로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9897억 원으로, 업계 1위 삼성화재(1조 2474억 원)를 바짝 뒤쫓고 있다. 김 사장은 신년사에서 “업계 1위를 달성하겠다”며 공격적인 영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그는 “장기 신계약은 자본 부담이 크지만, 자사는 충분한 자본 건전성을 갖췄다”며 “전 채널에서 매출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자신감은 자본 여력과 상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메리츠화재의 빠른 성장세에서 비롯된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과거보다 금융당국과의 소통이 훨씬 적극적”이라며 “이복현 전 금감원장 시절 빠르게 외형을 확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적 성장 이면에는 내부통제 및 소비자보호 이슈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지적이 집중됐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메리츠금융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하도급업체에 연대보증을 강요하고, 시공사에 필수 공사비 지급을 지연했다”며 ‘약탈적 금융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부동산 경기가 악화돼도 메리츠는 손실을 회피하고, 중소 시공사에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점검 중이며, 필요 시 검사 및 제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7월 금융위원회는 메리츠화재 전직 경영진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며, 검찰은 9월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 민원도 증가세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메리츠화재는 손보사 중 민원 건수가 가장 많았다. 업계에서는 이를 “실적 중심의 영업 전략이 가져온 부작용”으로 해석한다.

      현 정부가 금융권의 소비자보호 강화를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만큼, 이 분야의 개선 여부가 김 사장에 당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감원이 올해 초부터 ‘금융사 내부통제 실태 점검’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메리츠화재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이복현 전 금감원장 시절엔 메리츠가 당국과 소통하며 성장했지만, 현 정부 기조는 소비자보호 중심이라 이전처럼 공격적 영업이 통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김 사장이 실적과 소비자보호의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향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