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첫 4000 돌파…'슈퍼위크' 앞두고 반도체·조선주 '쌍끌이'
입력 2025.10.27 09:50
    '10만전자'·하이닉스 53만원…삼성중공업 12%·HD현대중공업 6% 급등
    "예정된 4000선 진입…'슈퍼위크' 이후 지속성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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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증권시장(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넘어섰다. 지난 24일 3900선을 종가로 돌파한 지 하루 만이다.

      27일 오전 9시 45분 기준 코스피는 전 대비 2.46% 오른 4038.39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4000을 넘어섰다. 외국인이 장 초반 30분간 3000억원 가까운 순매수를 보이며 대형주를 집중 매수했고, 개인은 순매수에서 매도로 전환했다. 기관은 장 초반 매도세를 보이다 순매도폭을 줄이며 랠리에 동참하려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대, 4%대 상승하며 지수 상단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장중 10만1900원을 기록하며 역시 사상 처음으로 1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주 50만원선을 돌파한 SK하이닉스 역시 장중 53만7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하루만에 다시 갱신했다. 

      반도체 외에 조선·항공·방산주 등도 두드러졌다. 삼성중공업은 10% 넘게 급등했고, HD현대중공업 역시 6% 이상 상승했다. 한화오션(4%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2%대)도 강세를 보였다. 

      조선주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하는 가운데 국내 주요 조선소를 방문할 가능성이 부각된 영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조선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점검하기 위해 울산 현대중공업이나 거제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조선소 중 한 곳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 돌고 있다.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 역시 60조원 규모 잠수함 사업을 앞두고 조선소 시찰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같은 기대감이 조선주 전반의 매수세를 자극했다.

      코스닥은 장중 895.95까지 오르며 900선 회복을 눈앞에 뒀다. 알테오젠(+3.81%), 펩트론(3.50%) 등 코스닥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된 점이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미국 9월 C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고, 직전 거래일 뉴욕 3대 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이번 주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미·중 무역 합의 타결이 근접했다고 밝힌 점도 투심을 더 끌어올렸다. 

      외환시장도 위험자산 선호와 맞물려 원화 강세 쪽으로 반응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기준 1435.4원으로, 직전 주말 종가 대비 1.7원 하락했다. 시초가 1436.7원 이후 1432.3원까지 저점을 낮췄다가 낙폭을 일부 축소했다. 

      달러인덱스는 98.922 수준으로 소폭 약세다. 반면 미국의 대미 투자 요구가 철회되지 않은 상태여서 변동성 요인은 남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과 금액, 일정, 손실·배당 분담이 여전히 쟁점이라고 밝혔다.

      시장 시선은 '슈퍼위크'로 향한다. 이번 주 FOMC 결과와 파월 의장 발언, APEC 계기 정상회담 결과, 미국 M7 실적이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성적표가 반도체 업종의 이익 추정치와 설비투자 스토리를 재점검하는 계기가 된다.

      단기 조정 리스크에 대한 경계도 공존한다. 올해 코스피 상승분 가운데 상당 부분이 대형 기술주의 실적 기대를 선반영했다는 평가가 있어서 발표 직후 차익 실현이 유입될 소지가 있다. 환율의 상·하방 재료가 혼재한 만큼 외환 변동성도 지수 변동성을 키울 변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4000선 진입 자체보다 안착 여부가 중요하다"며 "실적 발표 구간의 '셀온' 패턴 가능성과 굵직한 이벤트들을 소화한 뒤의 수급 재편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