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은 늘었지만…비이자이익 급감에 수익 구조 '불균형'
은행·보험 선방, 카드·캐피탈 부진…비은행 실적 엇갈려
-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까지 4조46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 넘게 증가했다. 견조한 성과지만, 성장의 속도는 둔화하고 있다. 기업대출과 자산·부채관리(ALM)를 중심으로 이익 체력을 유지했으나, 비이자이익 감소와 대손비용 부담이 겹치면서 4분기 이후의 수익성 방어력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28일 신한금융이 발표한 2025년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당기순이익은 1조423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1% 줄었다. 누적 기준 순이익은 4조46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3%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자이익은 2조9476억원으로 2.9% 증가했지만, 금리 인하 기조와 유가증권 평가손익 축소로 비이자이익은 9649억원에 그치며 23.7% 급감했다.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1.90%로 전분기 대비 1bp 개선됐다.
신한은행의 9월 말 원화대출금은 전년 말 대비 3.5% 늘었다. 기업대출이 2.3% 증가했고, 가계대출은 정책금융 중심으로 5.1% 늘었다. 신한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1조89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3% 감소했다. 기업대출 확대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유가증권 손익 둔화가 발목을 잡았다. 누적 순익은 3조3561억원으로 8.2% 늘었다. 연체율은 0.31%로 전분기보다 0.01%p 개선됐다.
천상영 신한금융 재무부문 부사장은 "보다 생산적 분야에 대한 자금 공급을 충실히 이행하는 한편, 비은행 및 비이자 부문의 성장과 전사적 비용 관리 노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이익 성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이자이익은 자본시장 부문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유가증권 손익 부진과 카드부문 실적 악화로 뒷걸음쳤다.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 100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44.4% 성장했다. 위탁·투자금융(IB) 수수료 증가가 실적에 기여했지만, 채권운용 손익 감소로 전분기 대비로는 33% 줄었다.
신한라이프는 변액보험과 주식시장 강세에 힘입어 3분기 1702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누적 기준 5145억원으로 10.1% 증가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K-ICS비율은 190%로 감독당국 권고 기준(130%)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신한카드는 상대적으로 고전했다. 3분기 순익은 133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0.6% 늘었지만, 누적 기준으로는 380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2% 급감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달비용 상승, 희망퇴직 비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신한캐피탈도 3분기 순익이 28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4% 줄었다.
해외 사업은 그룹 전체 이익의 14.6%를 차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3분기 누적 해외 손익은 6503억원으로 전년보다 12.4%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2054억원), 일본(1370억원), 카자흐스탄(678억원)이 두드러졌다. 특히 베트남은 은행·카드·증권이 고르게 성장하며 그룹 내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았다.
다만 일부 지역의 환율 상승과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만큼, 실질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룹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56%로 전분기 대비 6bp 낮아졌다. 위험가중자산(RWA)이 환율 상승과 대출 증가로 2.3% 늘어났으나 계획 범위 내에서 관리되고 있다는 평가다.
ROE는 11.1%,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은 12.5%로 전년보다 0.7%p씩 개선됐다. 신한금융은 3분기 주당배당금(DPS) 570원을 확정하고, 분기 균등 배당 정책을 유지했다. 올해 누적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1조2500억원으로, 내년 1월 추가 2000억원 소각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