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G파트너스, K-푸드 프랜차이즈 본촌치킨 매각 본격화
입력 2025.10.30 07:00
    BDA파트너스·윌리엄블레어 매각 주관
    글로벌 PEF 등 미국 기업대상 티저 배포
    K-푸드 인기 속 멀티플 최대 20배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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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VIG파트너스가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한식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인지도를 높인 본촌인터내셔널(본촌치킨) 매각을 본격화한다.

      2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PEF) VIG파트너스는 조만간 글로벌 PEF와 해외 전략적투자자(SI) 등을 대상으로 티저레터를 배포할 예정이다. BDA파트너스와 윌리엄 블레어(William Blair)가 공동 매각 주관을 맡고 있다.

      본촌치킨은 부산에서 출발한 토종 프랜차이즈다. 2002년 창업자 서진덕 대표가 '나의 고향'이라는 뜻을 담아 본촌이라고 이름 지었다. 한 때 한국에 수십 곳의 매장을 두기도 했지만 조류독감 문제로 사업이 어려워지자 미국으로 눈을 돌렸다. 2007년 뉴욕에 1호점을 내며 미국에 상륙했다.

      본촌치킨은 VIG파트너스와 손을 잡은 후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VIG파트너스는 지난 2018년 3호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본촌치킨 지분 55%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회사는 이후 세계 10개국에 500곳가량의 매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했다.

      VIG파트너스는 올해 들어 본촌치킨 회수 고민을 본격화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IPO)하는 안도 검토했었지만 경영권을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수개월 전부터 글로벌 컨설팅사를 통해 매각 준비 실사를 진행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 시장에서는 한국 음식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 치킨 열풍이 뜨겁다. 미국 내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미국 기업이나 미국 기반 글로벌 PEF 사이에서 본촌치킨 매수자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주관사도 미국 M&A 시장에 밝은 곳으로 선정했다.

      작년 본촌치킨의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448억원, 영업이익 76억원이다. 프랜차이즈 수입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10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성장했다.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최근 국내 F&B 프랜차이즈 M&A는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 배수가 5배 언저리에 머무르지만, 미국에선 15~20배로 인정받는 경우도 많다. 인수자는 미국 시장에서 매장을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본촌치킨 기업가치는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나스닥 상장사인 미국 치킨 프랜차이즈 윙스탑(Wingstop)은 40배 가까이 거래되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본촌치킨은 한국 회사지만 미국에서 영업하기 때문에 잠재 매수자 대부분이 미국 쪽에 몰려 있다"며 "윙스탑의 사례를 고려하면 해외 성장성과 브랜드 가치를 반영한 멀티플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