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신상필벌 2026년 인사 단행…부회장 승진에 사장단 물갈이
입력 2025.10.30 14:03|수정 2025.10.30 14:04
    이형희 수펙스 부회장, 강동수 SK㈜ 사장 승진
    올해 리밸런싱 성과 있던 계열사서 승진 인사
    해킹 사고 SKT, 성과 아쉬운 계열사 사장 교체
    예년보다 1달여 당겨져…12월 임원 인사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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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SK그룹이 2026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리밸런싱(사업재조정)과 그룹 현안 처리에 공이 있었던 인사는 승진항 반면, 대형 사고가 발생했거나 리밸런싱 성과가 부족했던 곳은 수장이 바뀌었다.

      30일 SK그룹은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어 각 계열사별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사장 인사 사항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를 통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 당면 과제를 조속히 매듭짓고 성장의 발편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의 지주사 SK㈜는 장용호 대표이사와 함께 강동수 SK㈜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M) 부문장을 사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올해 내내 이어진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의 공을 인정함과 동시에 아직 남은 계열사 운영효율화(O/I) 작업을 맡기는 인사로 풀이된다.

      올해 그룹 리밸런싱의 핵심이었던 SK이노베이션과 SK온에서도 변동이 있었다. SK이노베이션 E&S는 이종수 LNG사업본부장이 사장으로 선임됐고, SK실트론의 이용욱 사장은 SK온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SK스퀘어의 자회사와 손자회사 재편 작업을 이끈 한명진 사장은 SK텔레콤 통신CIC장으로 발탁됐다. SK스퀘어 사장으로는 그룹 사정에 밝은 김정규 SK㈜ 비서실장이 선임됐다. SK하이닉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미래성장동력을 찾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선 이형희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최창원 의장 부임 후 첫 부회장 승진자다. SK그룹 외부 소통창구로서 꾸준한 성과를 내왔고, 올해 이혼소송 등 굵직한 현안에서도 결실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부회장과 오래 손을 맞춘 염성진 CR팀장도 커뮤니케이션위원장(사장)으로 승진했다. 윤풍영 SK AX 대표는 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SK㈜ 머티리얼즈 CIC에선 송창록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해 첨단 소재 사업을 계속 이끈다.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위원장도 사장으로 승진해 미래기술원 관리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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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은 법조인 출신 정재헌 최고거버넌스책임자(CGO)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올해 유심 해킹 사고라는 대형 악재가 있었던 만큼 기술 전문성보다 위기 관리 역량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영상 현 SK텔레콤 사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대형 사고로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그룹 AI 전략의 선봉에 있었던 터라 계속 중책을 이어가게 됐다.

      SK에코플랜트는 사장이 교체됐다. 작년부터 올해에 걸쳐 그룹의 지원을 받으며 리밸런싱에 매진했지만 다소 성과가 아쉽다는 평가가 있었다. 공들였던 환경 사업 전략은 수 년 만에 내려놨고, 재무적투자자(FI) 자금 상환 고민도 남아 있다.

      SKC도 새로운 사장이 낙점됐다. SKC 역시 리밸런싱에 힘을 쏟았지만 굵직한 자산 매각 여러 건이 공회전 하면서 성과가 애매하다는 평가가 따랐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각 계열사가 직면한 현안을 빠르게 해결하고, 현장과 실행 중심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은 매년 12월 초에 하던 사장단 인사를 한 달 여 앞당겼다. 그룹 수뇌부가 APEC 정상회담 준비에 바쁘기도 했고, 내년 불확실성에 대비해 조직 정비를 서두르자는 의도도 있었다. 12월 초 CEO 세미나를 거친 후 본격적인 임원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사업 성과에 따라 사장단 인사가 단행된 만큼 후속 임원 인사도 그와 비슷한 결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