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이부진·이서현, 1조8400억원 규모 삼성전자 지분 블록딜
입력 2025.10.30 17:04
    삼성 총수 일가, 5년간 분할 상속세 납부 마무리 단계
    주식 담보대출 상환·세금 재원 마련 차원서 대규모 매각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삼성 총수 일가가 1조8000억원대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한다. 상속세 납부와 주식 담보대출 상환을 위한 조치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 명예관장과 이부진·이서현 사장은 이날 장 종료 후 삼성전자 주식 1771만6000주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키로 했다. 이번 거래의 주관사는 JP모건,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 신한투자증권이다. 매각가는 주당 10만2200~10만4100원 수준으로, 전체 규모는 최대 1조8442억원에 달한다.

      거래 이후 홍 명예관장의 삼성전자 보유 주식은 8797만8700주(지분율 1.49%)로 줄어든다. 이부진 사장의 보유 주식은 4174만5681주(0.71%), 이서현 사장은 4557만4190주(0.77%)가 된다. 각각의 처분 물량은 홍 명예관장 1000만주, 이부진 사장 600만주, 이서현 사장 171만6000주다.

      삼성 일가는 앞서 신한은행과 삼성전자 주식 처분을 위한 신탁 계약을 체결하면서 목적을 “상속세 납부 및 대출금 상환”이라고 명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포함한 일가 4명은 고(故)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5년에 걸쳐 총 12조원의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으며, 내년 4월 마지막 분 납부를 앞두고 있다.

      홍 명예관장과 이부진·이서현 사장은 그간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S 등 보유 지분을 매도하거나 주식 담보대출을 활용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왔다. 이번 블록딜은 그 마무리 단계로 풀이된다.

      이번 매각이 이뤄진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강세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호실적 전망에 힘입어 장중 신고가를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지난 6월 5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5개월여 만에 두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58% 오른 10만4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