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납부 마무리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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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1800억원대 규모의 삼성생명 주식을 매각했다.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한 것과 마찬가지로 상속세 납부와 대출금 상환을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사장은 이날 장 마감 후 삼성생명 주식 115만4000주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키로 했다. 이번 거래의 주관사는 JP모건,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 신한투자증권이다. 매각가는 주당 15만1100~15만4300원 수준으로, 이날 종가(15만7400원) 대비 2~4% 할인된 가격이다. 전체 매각 규모는 최대 1780억원에 달한다.
이번 거래로 이 사장의 삼성생명 보유 주식은 345만9923주에서 230만5923주로 줄어든다. 지분율은 1.73%에서 1.15%로 0.58%포인트 감소한다.
이 사장은 지난 24일 신한은행과 삼성생명 주식 처분을 위한 신탁 계약을 체결하면서 목적을 "상속세 납부 및 대출금 상환"이라고 밝혔다. 삼성 일가는 고(故)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총 12조원의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고 있으며, 내년 4월 마지막 납부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삼성 일가가 잇따라 지분을 매각해 자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사장은 같은 날 삼성전자 주식 1조7000억원어치도 블록딜로 매각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월 5만원대에서 5개월여 만에 두 배 가까이 뛰어 이날 10만4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생명 역시 지난 4월 7만원대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꾸준히 반등해 10월에는 52주 신고가인 17만40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