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필드, SK에어플러스 산업가스·탄소사업부 인수금융 주선사에 국민銀·NH證
입력 2025.11.03 16:02
    1조3000억원 중 절반 이상 차입 검토
    환율 변수로 최종 규모 유동적
    • SK에코플랜트 자회사 SK에어플러스의 산업가스·탄소사업부 인수를 추진 중인 브룩필드자산운용이 총 거래금액 1조30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브룩필드는 KB국민은행과 NH투자증권을 주선사로 선정하고 SK에어플러스 생산설비 및 탄소사업부(리뉴텍) 인수를 위한 인수금융 조달을 협의하고 있다. 브룩필드는 지난 9월 SK에어플러스와 1조3000억원 규모의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SK에어플러스가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면 브룩필드가 이를 인수하는 구조다.

      조달 금액은 7000억원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SK에어플러스는 SK하이닉스 M15 공장 Phase 1, Phase 2에 산업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산업용 가스는 통상 10년 이상 장기계약 기반으로 운영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금융사들이 대출 여력을 늘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통상 사모펀드(PEF)가 인수금융을 조달할 때 거래금액의 절반 정도가 최대치다.

      한 IB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에 대한 산업가스 공급은 예측 가능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라며 "거래대금의 절반 이상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 변수가 최종 인수금융 규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계약 체결 당시보다 급등하면서 브룩필드가 보유한 달러의 원화 환산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1300원 후반대였던 환율은 현재 143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애초 계획보다 인수금융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생긴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사들은 통상 달러 기준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 브룩필드 역시 환율 상승 시 원화 기준 투자여력이 커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이 높게 유지되면 브룩필드 입장에서 굳이 대출을 많이 받지 않아도 된다"며 "최종 인수금융 규모는 거래 종료 시점의 환율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금융 금리는 4%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인수금융 금리가 4~5%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인프라 자산의 안정적 현금흐름을 고려하면 일반 인수금융보다 낮은 금리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룩필드는 2021년 이후 국내 인프라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SK에어플러스 이천 M16 공장 설비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에 M15 설비까지 확보하며 국내 산업가스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 DIG에어가스 등 다른 가스회사 투자도 검토한 바 있어 향후 추가 딜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