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계법인, M&A 거래소 만든다…중소형 딜 시장도 공략
입력 2025.11.10 07:00
    HOUSE 동향
    자문 시장 확장 공략
    수임 경쟁 심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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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일회계법인이 자체 M&A 거래소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상대적으로 손이 닿지 않았던 중소형 딜 시장까지 폭을 넓히려는 시도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일PwC는 2026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M&A 거래소 플랫폼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매도자는 매물 정보를, 매수자는 업종·규모 등 원하는 조건을 온라인에 입력하면 매칭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 기본 화면에는 기업 가치를 무료로 선정받을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될 예정이다. 회사의 연간 매출액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예상 기업가치를 자동 산출해 주는 기능이 제공된다. 더 나아가서는 삼일PwC의 M&A 전문가를 통해 실사, 거래자문 등 전문가 매칭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중소형 규모의 거래까지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축적된 거래 데이터를 활용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삼일PwC는 해당 서비스 제공을 위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M&A 거래소 모델은 일본에서 이미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은 2010년 이후 경영 승계난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기업 승계형 M&A가 급증하며 니혼M&A센터, 스트라이크, M&A캐피탈파트너스 등이 일찍이 출현해 성장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가업 승계 대신 제 3자에게 회사를 넘기는 기업 승계형 M&A의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후계자를 찾지 못한 중소기업이 늘고, 자녀 세대는 회사를 직접 잇기보다 현금 승계를 선호하는 경우도 느는 추세다.

      삼정KPMG는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KPMG M&A 센터'를 출범시켰다. 매도인과 매수인, 투자자 간의 거래를 지원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기업 M&A뿐 아니라, 스타트업 투자유치, 부동산 등 다양한 형태의 딜 자문을 제공한다. 

      딜로이트안진은 유사한 플랫폼 도입을 검토했으나, 내부 파트너들의 반발로 계획이 보류된 것으로 전해진다.

      독립계 자문사 딥서치·프렉탈테크놀로지·한국기업거래소 등도 중소·벤처기업 대상 M&A 매칭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회계법인 내부 파트너들의 역량으로 커버하기 어려운 중소형 거래를 플랫폼이 보완할 수 있다"며 "데이터 축적과 매칭 시스템이 안정화되면 새로운 수임 채널이 될 것으로 보이고 많이 관심을 가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플랫폼이 별다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수임료 인하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