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투명성·리더십 검증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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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구 DGB은행)가 차기 은행장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황병우 회장 체제의 안정성과 전국구 은행으로의 도약을 좌우할 중대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지방은행 이미지를 벗고 금융당국과의 관계, 수도권 영업력, 지배구조 투명성 등 다양한 과제를 동시에 해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iM뱅크가 차기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이달 말 발표될 숏리스트(2차 후보군)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유력 후보로는 강정훈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김기만 수도권그룹 부행장, 박병수 그룹리스크관리총괄 부사장 겸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천병규 그룹경영전략총괄 부사장, 성태문 그룹가치경영총괄 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강정훈 부행장과 김기만 부행장이 유력 주자로 꼽힌다.
강 부행장은 iM금융지주 미래전략부장, 이사회 사무국장, ESG전략경영연구소장 등을 역임하며 지주 전환 및 그룹 전략 기획을 주도했다. 김 부행장은 여의도지점장, 브랜드전략부장 등을 거치며 수도권 영업과 브랜드 확장을 이끌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 전환 이후에는 지역 기반보다 수도권 네트워크와 당국 소통 경험을 갖춘 인물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는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 체제의 안정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로도 꼽힌다. 지방금융지주는 정권 교체 때마다 외풍에 흔들려왔으며, 전임 김태오 회장 역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3연임 도전을 접은 바 있다.
황 회장은 2027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으나, 회장-행장 겸직을 포기하며 지배구조 선진화 의지를 드러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금융지주 특성상 정권 변화가 인사에 영향을 미쳐왔다"며 "겸직 분리는 외풍을 최소화하고 거버넌스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iM뱅크는 시중은행 전환 이후 수도권 시장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 서울·경기·강원 지역에 6개 신규 점포를 열었고, 추가로 8곳 개설을 추진 중이다. 반면 대구·경북 지역 점포는 효율화를 위해 통폐합을 진행 중이다.
은행의 건전성 관리도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iM뱅크의 부실채권비율(NPL)은 0.84%로 4대 시중은행 평균(0.33%)을 크게 상회한다. 수도권 확장 속도에 비해 리스크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시선도 iM뱅크에 쏠려 있다. 금감원은 하반기 iM금융지주 및 iM뱅크에 대한 정기검사를 진행 중이다. 시중은행 전환 과정에서의 영업행위, 리스크 관리, 지배구조 모범관행 준수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당초 10월 종료 예정이었으나, 검사 기간이 11월 중순까지 연장됐다. 시중은행으로 격상된 만큼 감독 강도와 책임 범위가 확대됐다는 의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검사 기간이 2주가량 늘어났고, 그룹 전반에 걸친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차기 행장 인선은 황병우 체제의 지속 가능성과 리더십 신뢰도를 가늠할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iM금융그룹은 아직 비은행 부문 경쟁력이 약하고, 은행 역시 수도권 영업망이 제한적이다.
따라서 차기 은행장이 수도권 시장에서 실적을 내고, 당국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금융권 안팎에선 "이번 인사는 단순한 조직 재편이 아니라, iM뱅크의 '전국구 은행 도약'과 황병우 회장 체제의 신뢰 회복을 동시에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