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증가…전문가 확보는 어려워
"실무 경험 전문가, 손에 꼽히는 수준"
부동산인듯 아닌듯…투자 판단 어려운 AI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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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국내 AI 데이터센터(DC) 투자가 가속화하고 있다. AI 연산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인프라 증설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국내에서는 AIDC 관련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업계의 공통된 한계로 지적된다.
국내 운용사들이 AI 인프라 전담 조직을 꾸리고 있지만 실무 단계에서 한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DC 관련 투자 경험이 있는 인력이 많지 않으며, 투자 경험이 있더라도 일부 단계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일부 인력이 DC 전문가를 자칭하고 있지만 실제 딜 클로징 경험이 있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며 "착공 전 단계에서 실사하거나, 신규 임차인(테넌트)을 유치하는 정도의 경험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전문가를 확보하는 과정이 힘들다"고 말했다.
또 국내에서는 DC가 인프라 자산보다 단순 부동산 자산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방식에서 주요 투자 평가 기준은 입지, 공실률, 수익률(캡레이트), 매각 차익 등이다. 이는 DC 자산 투자 경험 부족과 함께 투자 결정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인프라 요소가 수익성에 이어지는 DC 특성상 인프라적 관점이 결여되면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CPU 기반의 일반 DC와 달리 AIDC는 GPU, NPU 등 연산 기반이라 필요한 칩 자체의 가격이 비싸다. AI 학습, 대규모 추론을 위해 GW급의 전력이 필요하며 랙 전력 밀도도 일반 DC 대비 수십 배 더 높다. 이외에도 전력·열관리 솔루션 등 인프라 확보 비용이 더 들어간다.
삼성증권은 "(일반 DC와 AIDC는 지표 관리도 다르다"며 "(일반) 하이퍼스케일은 전력 사용 효율(PUE), 물 사용 효율(WUE), 효율성(이 중요하지만) AIDC는 학습시간, 조달 가능 전력, 액침냉각 비중, GPU 집적도 등이 추가적 지표"라 분석했다.
투자 경험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네트워크가 활발한 해외 연기금과 글로벌 운용사·PE의 역할이 두드러지고 있다.
상업용 DC로 범위를 넓게 보더라도 글로벌 투자사가 설립·투자한 오퍼레이터의 국내 활약이 빨라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STT GDC·Empyrion Digital·DCI·STACK 등 해외에서 경험이 축적된 오퍼레이터들이 한국 시장에 연이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오퍼레이터를 만들고 투자하는 글로벌 투자사는 테마섹홀딩스, 블랙스톤, 브룩필드, 워버그핀커스 등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한국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국내 AIDC 구축에 본격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업이 관련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부동산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부족한 국내 전문 인력이 빅테크 기업 위주로 재편되며 더욱 희소해질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