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式 개발사업 본격화…'한화인베스트먼트'로 서울역 개발사업 이관 검토
입력 2025.11.19 07:00
    한화솔루션, 이음자산운용 한화인베스트먼트로 재편
    대체투자 인력 채용 완료…대표직 제외 기반 갖춰
    서울역 사업이 첫 임무, 울산·창동 등도 후보 사업
    3형제 체제 속 도시개발·금융 부문 역할 분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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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화솔루션이 인수한 옛 이음자산운용이 '한화인베스트먼트'로 사명을 바꾸고 조직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중구로 사무실을 이전하고, 이달 들어 경력직 위주의 채용을 마무리한 후 대표이사 면접을 진행하는 상황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직접 도시개발 프로젝트를 챙기는 만큼, 시장에서는 "부동산 개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조직이 가동을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화인베스트먼트는 부동산 대체투자 운용역을 중심으로 최근 10여명을 채용했다. 이들은 부동산 투자 사업성 검토, 펀드·PFV 설립 및 운영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올해 8월 설립 3년 차, 자본금 약 12억원 규모의 이음자산운용을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자산운용 라이선스를 확보해 도시개발사업을 구조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기존 한화솔루션 인사이트 부문이 산업단지·복합개발 중심이었기 때문에, 개발 시행과 자금조달, 프로젝트 리츠 구조화를 내부에서 직접 설계할 '운용 플랫폼'이 필요한 까닭이다. 

      한화인베스트먼트가 향후 ㈜한화 건설부문의 도시개발 프로젝트 시행과 투자 플랫폼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이관 사업은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이다. 

      서울 중구 봉래동 일대에서 추진되는 이 프로젝트는 연면적 약 34만㎡, 지하 6층~지상 39층, 5개 동 규모다. 전시·컨벤션, 오피스, 주거,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등 다양한 용도가 결합된 복합단지다. 총 사업비는 약 3조1000억원에 달한다. 당시 그룹 내부에서도 부지 주변 개발계획과 자금조달 구조가 복잡해 별도의 운용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화솔루션 측은 "한화인베스트먼트의 신규 대표 관련 인선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서울역 북부 역세권 사업 유동화 관련 논의가 진행된 바 있지만 구체적으로 (이관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당초 새 운용사 사명으로 '한화솔루션자산운용'을 검토했지만, 당국이 금융 계열사인 '한화자산운용'과 혼동될 소지를 고려해 이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한화리츠 등 기존 금융 계열과의 브랜드 충돌을 최소화하면서, 개발과 대체투자에 초점을 둔 별도 브랜드를 구축한 셈이다.

      이번 부동산 계열사 정비 작업은 한화 3형제 체제 분화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부동산 개발과 자산운용 기능은 한화 금융사들이 공동으로 맡았다. 다만 최근 김동관·김동원·김동선 3형제가 각자 책임 사업을 중심으로 영역을 재조정하면서, 분리를 위한 밑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솔루션을 중심으로 도시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보험·자산운용·리츠 기반 금융 부문을 담당하며, 김동선 부사장은 호텔·레저 중심의 부동산 개발과 유동화 사업을 국내 회사들과 별도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인수를 검토하는 것도 계열 분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한화호텔앤리조트 등 각 법인별로 딜을 구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