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 좁히는 삼성물산, 연말 수주전 변수
연초부터 엎치락뒤치락…내년도 치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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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건설사들의 도시 정비사업 성적표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전체 수주액의 절반가량을 양분할만큼 시장을 주도했다. 현재로선 현대건설이 1위 자리를 수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데, 삼성물산의 반격도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건설의 올해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17일 기준 약 9조445억원이다. 건설업계 최초로 연간 도시정비 수주액 1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7년 연속 수주 1위 기록도 눈앞에 두고 있다.
연말에는 공사비 1조4663억원 규모의 서울 성북구 장위15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수의계약이 유력하다. 1차와 2차 입찰에 이어 지난 10월 27일 3차 입찰에도 현대건설만 참여했다. 시공사 선정 입찰이 3회 연속 유찰될 경우 이사회가 직접 시공사 선정 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 11월 말 시공자 선정 총회 개최가 예상된다.
현대건설이 수의계약을 체결하면 예상 누적 수주액은 10조5108억원으로 직전 최대 기록인 2022년 9조3395억원을 1조원 이상 웃돌게 된다.
삼성물산은 같은 기간 8조3488억원 규모로 수주해 현대건설 뒤를 쫓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개최한 총회에서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공사비는 약 7987억원이다.
또 공사비 1조9000억원 규모의 서울 은평구 증산4구역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에서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이달 29일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으며, 삼성물산은 DL이앤씨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다.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될 경우 수주액 10조원 달성과 함께 현대건설과의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연초부터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연초엔 삼성물산이 1월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1조5696억원)을 수주하며 앞서나갔다. 이후 현대건설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 사업(2조7488억원) 수주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내년에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1위 경쟁이 예상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3·4·5구역 재건축 사업장 세 곳이 시공사 선정을 앞뒀다. 예상 사업비는 각 3구역이 약 7조원, 4~5구역이 각각 2조원 규모다. 특히 압구정 3구역은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다만 10·15 부동산대책 이후 규제가 대폭 강화돼 도시정비 사업에 불확실성이 생긴 점은 변수로 작용한다. 조합원 지위 양도가 까다로워졌고, 규제 지역에서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새집을 분양받으면 이후 5년 동안 재당첨이 제한된다. 이주비 대출 한도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최대한도 6억원)로 낮아졌다. 각종 규제로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도시정비 수주전은 근소한 차이로 현대건설의 우세가 점쳐진다"며 "내년은 정책적 변수가 있지만 도시정비 사업이 대형 건설사들의 주택 부문 수주잔고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