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고민 '가양동'…CJ 부지 이어 이마트 부지도 지산 용도 변경?
입력 2025.11.25 07:00
    가양 CJ 부지, 지산 → 아파트 변경
    가양 이마트 부지도 용도 변경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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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현대건설이 서울 강서구 가양동 이마트 부지의 개발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기존 계획이던 지식산업센터 대신 공동주택, 오피스 등으로 용도 변경을 검토하는 것이다. 아직은 내부 검토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식산업센터 시장의 회복이 요원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식산업센터는 2022년 하반기부터 가격이 급락하고 공실 리스크가 커지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면서 경매 진행 건수가 늘었다. 지식산업센터 플랫폼 지식산업센터114에 따르면 평균 낙찰률이 서울에서도 22.7%밖에 되지 않는다. 할인분양도 늘었다.

      내년 1분기 본PF 전환을 준비하는 만큼 검토할 시간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86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 차환(리파이낸싱)을 통해 만기를 내년 4월로 미뤘다. 현대건설은 보통주 기준으로 75% 지분을 갖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가양동 CJ 부지(가양동 92-1번지) 개발은 이미 용도 변경에 나섰다. 시행사 인창개발은 최근 강서구청에 CJ공장 부지 개발 사업 1~3블록 중 3블록의 용도를 지식산업센터에서 공동주택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다. 총 989가구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았으며 지분을 60% 갖고 있다. 

      블록별로 ▲1블록(연면적 20만4841㎡)은 업무시설(11만2639㎡)과 상업시설(9만1101㎡) ▲2블록(20만3847㎡)은 지식산업센터(17만1559㎡), 근린생활시설(1만5707㎡), 문화 및 집회시설(1만2951㎡)이 들어선다. 3블록(35만5694㎡)은 지식산업센터(29만4796㎡)가 연면적의 83%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었다.

      가양동 CJ 부지 개발은 본PF로 전환할 때 현대건설이 대주단에 용도 변경 계획을 알렸다. 이를 고려하면 가양동 이마트 부지도 본PF 전환에 맞춰 사업 계획의 윤곽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

      두 사업 모두 용도 변경이 이뤄지면 PF 리스크를 줄일 기회가 될 거란 분석이다. 지식산업센터 개발 사업은 현대건설에 재무 리스크를 안길 수 있는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다. 본PF 2조8000억원 규모의 가양동 CJ 부지 개발의 경우 현대건설이 1조3000억원에 대한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강서구청의 용도 변경 승인 여부가 변수다. 현재 준공업지역인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려면 용도 적정성 검토, 심의 등 절차를 거쳐야 해 행정 과정에서 난관이 따를 거란 평가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 시장 부진이 장기화하는 만큼 용도 변경은 현대건설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응책"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