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임원·최연소 CEO 영향
삼정·카카오 등 외부인사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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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이 올해 인사에서도 세대 교체를 진행했다. 1970년대생 인물들이 주요 보직에 올랐고, 외부 출신의 임원 선임이 이어졌다. 오너 3세이자 최연소 임원인 정경선 전무와 역대 최연소 CEO인 이석현 대표의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 26일 임원 인사를 진행한 데 이어 이날부터 새로운 조직 체계를 운영한다.
앞서 진행된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모습이었다. 1960년대생 임원들이 대거 물러났고, 빈 자리는 1970년대생 임원들이 채웠다. 부문장과 본부장급 임원 13명이 면직됐는데, 이중 60년대생이 10명에 달했다. 부문·본부장급으로 전보된 임원 17명 중 11명이 70년대생이다.
주요 보직에는 외부 인사를 등용했다. 올해 신설된 ALM전략실의 수장으로는 삼정KPMG 출신의 이기복 상무를 영입했다. 1979년생으로 듀레이션 갭 규제 등이 예고된 가운데 ALM전략을 수립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최고감사책임자(CIAO)에는 이창욱 전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장이 선임됐다. 이창욱 CIAO는 1965년생으로 퇴임 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맡았다. 2024년 말 롯데손해보험 사외이사에 선임됐고, 올해 9월 현대해상에 수석전문위원으로 합류한 바 있다.
정보·기술 부문에는 또다시 카카오 출신의 인재를 영입했다.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선임된 허명주 상무는 70년대생으로 카카오 성과리더 출신이다. 앞서 보직을 맡은 김택수 기술지원부문장과 서홍원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는 각각 카카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한 바 있다.
김택수 부문장과 서홍원 CISO는 현대해상 지속가능실 출신으로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전무와 인연이 깊다. 관련 분야에서 카카오 그룹 출신 인물이 연이어 영입된 데는 정 전무의 의사가 작동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해상은 작년 임원 12명을 교체한 데 이어 올해도 전면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1969년생인 이석현 대표의 나이를 고려해 임원진 교체가 이뤄졌다고 본다. 이번 인사는 이석현 대표의 취임 이후 첫 조직개편이다.
임원진이 젊어지면서 정경선 전무와도 나이대가 가까워졌다. 정 전무는 2023년 12월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로 현대해상에 합류했다. 1986년생으로 현재 현대해상의 최연소 임원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기존 '본부-사업부'의 2단계 구조에서 '지역단'의 1단계 구조로 통합한 점이 특징이다. 각 지역단은 영업파트와 조직파트로 나뉜다. 영업파트는 매출 전략을 담당하며 조직파트는 전속설계사 도입 및 교육을 전담한다.
새롭게 마련된 조직으로는 ALM전략실이 있다. 금융당국이 듀레이션 갭에 대한 규제를 예고한 가운데 현대해상은 경쟁사 대비 취약한 위치에 있다. 최근 갭을 크게 줄이긴 했지만, 새 산출 기준과 규제 수준에 따라 더욱 면밀한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
현대해상의 듀레이션 갭은 3분기 말 기준 마이너스(-)1.7년이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 0.4년, DB손해보험 -0.2년, 메리츠화재 0.29년, KB손해보험 -0.19년 등이다. 금융당국은 2027년부터 경영실태평가 항목에 듀레이션 갭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비대면 채널 경쟁력 강화를 위해 CM사업본부를 신설했고,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보상 조직은 '보상전략부문'으로 통합했다. 고객 편익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인 서비스개발실도 새롭게 생겼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이번 기구 개편은 현장 중심의 경쟁력 제고와 고객 편익 증진을 위해 장기간 준비한 결과"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