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전 PF우발채무 축소가 관건
첫 프로젝트리츠로 롯데칠성 개발 기대감
홈플러스 기업회생은 발목…"손실 가능성"
-
연말마다 롯데건설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다. 롯데건설에 문제가 있다는 소문에 회사는 아니라고 부인하며 시장은 반신반의하는 식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은 유동성 이슈가 문제인데 현재로선 롯데건설이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났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최근 대형건설사 한 곳이 회생 절차에 들어갈 거란 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제2의 레고랜드 사태가 우려되며 파장이 크다는 내용도 덧붙었다. 롯데건설이 그 주인공이라는 소문이 퍼지며 롯대지주 주가는 26일 장중 약 10%가 빠진 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지주와 롯데건설은 부도설 지라시가 사실무근이라며 "최초 루머 작성자와 유포자를 상대로 신용훼손 혐의로 26일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반박했다.
작년 11월에는 그룹 차원의 유동성 위기설이 돌았다. 롯데건설의 미분양이 과도해 계열사 간 연대보증이 위기며 그룹 소유 부동산을 매각해도 부채가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곧 롯데그룹이 모라토리엄(지급유예)을 선언할 거란 내용도 있었다.
재작년에도 비슷한 소문이 돌았다.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단기자금 시장이 경색돼 조달에 위기를 겪으며 부도설이 나왔다.
소문이 퍼질 때마다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컸다. 주가 하락은 물론 투자자들의 걱정과 문의도 늘어났다. 반복되는 소문에 IR의 실패라는 비판도 존재했다.
여전히 롯데건설을 향한 의구심이 남아 있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롯데건설이 이제 소문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유동성 문제가 꾸준히 뇌관으로 꼽혔지만, 롯데건설은 이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21일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하기로 했다. 3500억원씩 두 차례에 걸쳐 발행하며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각 자금 보충 약정을 제공한다. 자본총액이 3분기 기준 2조8445억원에서 3조5445억원으로 확대되며 부채비율은 214%에서 170% 대로 개선된다. PF 우발부채 3조5867억원을 자본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작년에는 2조3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샬롯 펀드를 조성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만기가 임박한 롯데건설의 PF 유동화 증권을 매입해 채무 부담을 중장기로 분산하는 목적이다. 만기는 2027년 3월로 재정비할 시간을 벌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유동성 문제가 사라진 건 아니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는 점차 벗어나고 있다"며 "작년과 재작년은 PF 조건만 봐도 롯데건설의 체력이 어렵다는 걸 객관적으로 알 수 있었지만, 요즘은 그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리츠 제도가 28일 본격 시행되며 롯데건설이 대규모 수주를 맡을 기대감이 커졌다. 1호 프로젝트리츠 사업 후보지로 롯데그룹이 추진하는 서울 서초구 롯데칠성 물류센터 부지 개발 사업이 거론된다. 땅값만 4조원 규모다. 부동산투자업계에선 이 개발 사업을 사실상 '롯데 살리기 프로젝트'로 인식하기도 한다.
그런데 홈플러스가 롯데건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롯데건설은 동대문점, 영등포점 등 12개점 점포 개발 사업에 시공사로 참여해 후순위 PF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개발 사업의 이자 재원 일부는 각 지점의 임대료 수익이다. 홈플러스가 요구하는 대로 임대료를 감면할 경우 투자 펀드의 담보 대출 이자지급 재원이 부족해질 수 있다.
롯데건설은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과정에서 각 매장의 영업 중단, 임대료 미납 등으로 인해 관련 매장의 임대차 계약이 해지되고 PF 차입금의 기한이익 상실로 공·경매 절차를 통해 자산이 처분될 경우, 후순위 PF보증을 제공한 당사의 자금보충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한 당사의 손실 부담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동성은 확보하고 있지만, 결국은 PF우발채무 부담 자체를 줄여야한다는 분석이다. 롯데건설은 3분기 기준 3조5867억원의 PF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도급사업 PF보증 3조1000억원 중 상당 부분인 2조1000억원이 미착공 현장 관련 보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금번 신종자본증권은 금리 스텝업 조항 등을 통해 발행자의 콜옵션이 사실상 강제된다는 점에서 부채성이 높은 수준"이라며 "만기도래 차입금 및 PF우발채무, 운전자본부담에 대응할 만한 유동성을 확보한 점은 긍정적이나, 수익성 개선 및 공사미수금 회수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재무부담은 재차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롯데건설은 공사 미수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분양 담보대출 등으로 공사비를 적극적으로 회수하고 있다"며 "내년은 프로젝트샬롯으로 연장했던 만기가 돌아오기 전 미착공 사업장의 본PF 전환과 분양 실적 관리를 통해 현금 흐름 개선이 중요한 한 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