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자본증권도 발행했는데"…글로벌 신용등급 방어 못한 한화토탈
입력 2025.12.08 07:00
    한화토탈, 3일 창사 첫 신종자본증권 발행
    4일 무디스, 투기등급인 'Ba1'로 강등
    국내외 신평사들의 추가 하향 가능성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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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토탈에너지스가 자본 확충을 위해 창사 첫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지만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한국기업평가, NICE신용평가 등 국내외 신평사들도 각각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어 추가로 국내외 등급이 떨어질지 주목된다.

      지난 3일, 한화토탈은 5000억원 규모의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제1회차 국내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을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사모 방식으로 조달하며 발행금리는 6.2%다. 5000억원 중 37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1300억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통상 신종자본증권 발행 3년 후 스텝업(step-up) 조항이 적용되는 것과 비교해, 한화토탈은 조기상환(콜옵션) 행사일은 발행 후 5년, 스텝업 개시일은 10년으로 회사측에 유리한 구조를 마련했다.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 규모는 6000억원으로 논의되다 막판에 5000억원으로 소폭 줄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화토탈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목적은 자본 확충인데, 글로벌 신용등급을 방어하기 위한 이유도 있었다. 

      증권사 DCM 관계자는 "한화토탈의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에는 해외 신용등급 유지 목적도 있기 때문에 콜옵션 5년, 스텝업 10년으로 5년간 공백이 생기는 등 조건이 다소 터프한 편"이라며 "이런 조건으로 발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에도 4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화토탈의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1'로 하향 조정했다. Ba1 등급부터는 투기 등급으로 분류되는데, 지난 9월 Baa3로 하향한 이후 약 3개월 만에 추가 조정한 셈이다. 

      무디스는 등급을 조정하며 "석유화학 산업의 지속적인 공급 과잉을 고려할 때 향후 12~18개월 동안 한화토탈이 수익 및 재무지표를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다"면서 "이러한 시나리오는 토탈에너지스의 지원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S&P는 지난 3월 한화토탈의 신용등급을 'BBB-'로 하향하고, 8월에는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해 'BB+'로 등급 강등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다. S&P의 BB+ 등급은 무디스의 Ba1 등급에 해당하며, 역시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분류된다.

      국내에선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 두 곳 모두 한화토탈에 'AA-(부정적)'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정부 주도로 석유화학 산업 재편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석화 산업의 전망은 밝지 않은 모습이다. 나신평은 한화토탈에 대해 "아로마틱 계열은 중단기간 내 완만한 수준의 이익 회복은 가능할 전망이나 올레핀 제품은 적자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단기간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화토탈은 한화임팩트와 프랑스의 토탈에너지스가 각각 5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무디스의 이번 신용등급 강등은 석화 산업 불황에 대한 평가는 이미 선반영돼 있는 상태에서 토탈에너지스의 지원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한화토탈의 입장이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토탈에너지스 본사도 한화토탈에 대해 재무적 지원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무디스와의 미스 커뮤니케이션으로 등급이 강등된 것"이라면서 "향후 타 신용평가사와의 소통 과정에서 무디스의 등급 하향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미치는 영향도 없고, 확보한 자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해 부채비율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